당 혁신 좌절한 이정현, 잠행 이틀째 '코마 상태' 국힘 질타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당의 혁신 방안이 관철되지 않았다며 사퇴를 선언한 지 이틀째 잠행을 이어가고 있다. 당 지도부는 복귀 설득에 나섰으나 아직 직접 접촉에 실패한 상태로, 6·3 지방선거 공천 일정에 차질이 예상된다.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 13일 돌연 사퇴를 선언한 지 이틀째인 14일 현재 여의도 밖에서 잠행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된 이후 여의도 중앙당사 근처 호텔에 머물던 그는 현재 소재지를 밝히지 않고 있으며, 휴대전화도 대부분 꺼놓은 상태로 알려졌다. 6·3 지방선거를 불과 80여일 앞두고 핵심 공천 담당자가 급작스럽게 떠나면서 당 내부에 적지 않은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
이 위원장은 14일 휴대전화가 켜졌을 때 언론과의 통화에서 사퇴 이유를 재차 설명했다. 그는 국민의힘을 '코마(의식불명) 상태'라고 표현하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 위원장은 "당이 그야말로 코마 상태인데 비상 수단을 쓸 수밖에 없지 않느냐"며 "공관위원장직을 맡은 이상 전기충격기라도 갖다 대서 심장을 다시 뛰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코마에 빠진 당을 살릴 방법이 전기충격기밖에 없는데, 전기충격기를 들 수 없게 한다면 내가 떠나야지 다른 방법이 있겠느냐"고 덧붙여 당 지도부의 혁신 거부에 대한 깊은 실망감을 표현했다.
이 위원장은 자신이 준비한 혁신 공천 방안이 관철되지 않은 점을 주요 사퇴 배경으로 지목했다. 그는 "즉흥적인 발상이 아닌 혁신적 구상과 분석, 여론조사 등을 가지고 처방전을 만들어놨는데 이렇게 돼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사퇴 이유에 대해서는 함구하며 "이미 당이 갈라질 대로 갈라졌는데 나 때문에 또 쪼개지고 상처받는 사람이 생기는 건 원치 않는다"고 설명했다. 장동혁 대표에 대해서는 "미안하다. 공관위에 대해서는 독립성과 조심성을 유지해줬는데…"라며 말을 아껴 당 지도부와의 관계 악화를 시사했다.
당 지도부는 이 위원장의 사퇴를 수용하지 않고 복귀 설득에 나섰으나 아직 직접 접촉에 성공하지 못한 상태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직 이 위원장과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며 "위원장 주변 분들을 통해 뵙고 싶다는 메시지를 전달해드리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당 지도부는 이 위원장이 지방선거 승리를 누구보다 바라고 있다며 복귀를 강력하게 요청하고 있다. 박 대변인은 "저희가 바라는 가장 바람직한 모습은 이 위원장께서 복귀하시는 것"이라며 "건설적인 방향으로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의 사퇴로 당의 공천 일정에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16일 진행될 예정인 경북도지사 공천 예비경선 후보자 5인의 토론회는 현재 유동적인 상태다. 박 대변인은 "지금 상황으로서는 유동적"이라며 "이 위원장님이 복귀하시면 그에 맞춰서 일정이 조정될 수 있다"고 했다. 지방선거 공천이 당의 정치적 향방을 크게 좌우하는 만큼, 이 위원장의 복귀 여부가 당의 향후 전략 수립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당 내부에서는 이 위원장과의 갈등 해소를 위해 다양한 채널을 통한 설득 작업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