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최고지도자 사망 후에도 체제 안정성 과시...강경 노선 유지 예상
이란의 지도부가 최고지도자 사망 후에도 이슬람 공화국의 체제 안정성을 입증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으며, 국제 분석가들은 혁명수비대 중심의 강경 노선이 강화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새로운 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미국과 이스라엘과의 타협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평가된다.
이란의 정치 지도부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최고지도자를 잃은 상황에서도 이슬람 공화국 체제의 지속 가능성을 입증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국제 정치 분석가들은 이란이 근 반세기 동안 유지해온 시아파 이슬람 기반의 종교 체제가 지도자 교체에도 불구하고 견고하게 작동하고 있으며, 새로운 지도부 아래에서도 체제의 기본 틀은 유지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혁명수비대를 중심으로 한 강경파의 영향력이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989년 이슬람 혁명의 창시자 루홀라 호메이니 사후 37년간 이란의 최고지도자로 재직해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지난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 개시 직후 공습으로 사망했다. 그와 함께 가족 일부와 고위 보안 담당자들도 생명을 잃었다. 그러나 정치 전문가들은 하메네이가 이끌던 반미 기반의 종교 체제가 여전히 강력하게 유지되고 있으며, 그의 아들이자 후임자인 모즈타바 하메네이에 의해 일부 적응되겠지만 근본적인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캐나다 오타와 대학의 토마스 주노 교수는 국제통신사 AFP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의 체제는 회복력이 강하며 잘 준비된 비상 계획을 실행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한 "체제의 연속성이 제도적으로 내재되어 있으며, 현재까지 이슬람 공화국의 붕괴가 임박했다는 징후는 없다"고 덧붙였다.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공개 활동이 거의 없는 저프로필 인물로 알려져 있지만, 정치 분석가들은 그를 혁명수비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강경파로 평가하고 있다. 혁명수비대는 이슬람 공화국의 생존을 보장하기 위해 창설된 군부의 이념적 팔로서, 이란의 정치, 경제, 군사 등 전반에 걸쳐 광범위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주노 교수는 "모즈타바의 후임자 선택은 정권이 계속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며 자신들이 핵심 가치와 이익으로 여기는 부분에서는 타협할 의도가 없다는 추가적 신호"라고 분석했다.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임명 이후 공개 활동을 하지 않고 있으며, 3월 13일 테헤란에서 열린 대규모 집회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란 정부와 보안 담당 고위 인사들은 3월 13일 테헤란 시내에서 대중적 집회를 개최하며 체제의 안정성을 과시했다. 근처에서 폭발이 발생하고 있는 와중에도 행사가 진행되었으며, 국가안보 담당자 알리 라리자니는 검은 선글라스를 쓴 채 비가 내리는 악천후 속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압박이 강할수록 국민의 결의는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발언했다. 사법부 수장 골람 호세인 모세니 에제이는 집회 인근에서 폭발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태연한 모습을 보였으며, 이 장면은 국영 텔레비전을 통해 광범위하게 방송되었다. 한편 혁명수비대 출신의 국회의장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는 집회에 불참했는데, 일부 평론가들은 그가 전쟁 수행의 중심에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국제 위험 분석 전문 기관인 베리스크 메이플크로프트의 토르비욘 솔트베드트 부이사는 현재의 분쟁이 "앞으로도 상당 기간 변하기 어려운 위험한 패턴에 갇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로서는 명확한 탈출구가 없으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집중적인 공습에도 불구하고 이란은 해상 운송로와 에너지 인프라를 우려할 정도로 정기적으로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솔트베드트는 또한 "정권이 최고지도자 직속 기구와 강경파 진영의 광범위한 통제와 영향력에 힘입어 지금까지 매우 회복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체제의 회복력은 이란의 혁명수비대가 과거 20년간 정치적, 경제적 영향력을 급격히 확대해온 결과로 보인다. 미국 싱크탱크인 스팀슨센터의 바바라 슬라빈 펠로우는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권위는 혁명수비대의 지속적 지지에 크게 좌우될 것"이라고 분석하면서,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인들의 생명을 앗아가고 이란의 인프라를 파괴한 책임이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모즈타바가 양국에 양보할 의사를 보일 가능성은 낮다"고 예측했다.
국제 에너지 시장은 이란의 공격으로 인한 유가 급등으로 이미 영향을 받고 있다. 이란 정권이 현재의 전쟁을 극복하게 될 경우, 이슬람 공화국은 수십 년에 걸쳐 구축된 깊은 제도적 뿌리와 광범위한 사회적 통제 메커니즘에 의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이란 체제의 이러한 견고함이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체제 자체에 내재된 특성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향후 이란의 정치 방향은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리더십 아래 혁명수비대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 강화될 것인지, 그리고 지역 내 군사 분쟁이 어떤 방식으로 전개될 것인지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