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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없는 미술관 개관, 뉴미디어 아트로 새로운 경험 제공

서울 서남권 첫 공립미술관인 서서울미술관이 12일 개관했다. 그림 대신 영상, 설치, 퍼포먼스 등 뉴미디어 아트를 전문으로 하는 특화 미술관으로, 3월부터 7월까지 다양한 특별전과 25개의 퍼포먼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서울 서남권에 처음으로 문을 연 공립미술관이 기존의 미술관 개념을 완전히 뒤집었다. 서서울미술관이 지난 12일 개관식을 열고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는데, 회화나 조각 같은 전통 미술품 대신 영상, 설치, 퍼포먼스 등 뉴미디어 아트를 중심으로 전시하는 특화 미술관이다. 이 미술관은 과거 제조 산업 중심이었던 금천구 지역을 디지털단지로 재탄생시킨 지역성에 예술가들의 상상력을 더해 새로운 매체와 언어를 실험하는 공간으로 기능할 예정이다.

서서울미술관은 뉴미디어 아트, 지역 문화, 시민 접근성이라는 세 가지 핵심 지향점을 바탕으로 설립됐다. 최은주 서울시립미술관장과 박나운 서서울미술관장 등이 참석한 개관식에서 미술관의 방향성이 소개됐다. 미술관이 3년에 걸쳐 수집한 소장품 72점이 모두 뉴미디어 작품이라는 점에서 이 미술관의 정체성이 명확하게 드러난다. 권혜인 학예사는 뉴미디어의 경계가 언제든 변할 수 있으며, 그 경계를 실험하는 것 자체도 뉴미디어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는 전통 미술의 정의에서 벗어나 계속해서 새로운 표현 방식을 탐색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건축적으로 서서울미술관은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금나래중앙공원을 마주보고 있으며, 지하 2개층과 지상 1층으로 이루어져 있고 총 연면적은 7,186제곱미터에 달한다. 울릉도 코스모스 리조트와 탬버린즈 성수 플래그십 스토어 등으로 유명한 더_시스템 랩의 김찬중 건축가가 설계를 담당했다. 공원의 산책로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저층 구조로 시민들의 접근성을 높였으나, 지하 공간이라는 특성상 높은 습도와 결로 현상이 발생하기 쉬운 것이 과제다. 주변 하천의 영향으로 습도가 더욱 높아질 수 있어 미술관의 유지 보수가 도전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술관 건축의 또 다른 특징은 공원과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점이다. 지상층이 높게 솟아있지 않고 저층 구조인 데다 자유로운 출입을 위해 공원과의 경계선이 명확하지 않아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이 이곳을 미술관으로 인식하기 어려울 수 있다. 박나운 관장은 이러한 문제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며, 미술관 초입과 끝자락에 명확한 안내 표식을 설치해 방문객들의 출입을 돕겠다고 밝혔다. 이는 미술관의 접근성을 높이면서도 공원과의 자연스러운 연결성을 유지하려는 운영진의 고민이 담겨 있다.

서서울미술관의 개관을 기념하기 위해 3월부터 7월까지 다양한 특별전과 퍼포먼스가 예정되어 있다. 세마 퍼포먼스 '호흡', 건립 과정을 기록한 '우리의 시간은 여기서부터', 뉴미디어 소장품전 '서서울의 투명한 |청소년| 기계' 등이 순차적으로 개최된다. 특히 퍼포먼스는 지하주차장부터 옥상까지 미술관 전체를 무대로 활용해 총 25개의 공연을 주간 스케줄에 따라 진행할 예정이다. 시민들은 온라인 사전 예약을 통해 퍼포먼스를 감상할 수 있다.

개관 당일에는 전자음악 작곡가 듀오 그레이코드와 지인이 공기의 진동을 매개로 소리의 파동을 선보이는 '공기에 관하여' 공연이 진행됐다. 안무가 황수현이 호흡을 주제로 선보인 라이브 퍼포먼스 '세계'도 함께 펼쳐졌으며, 10여년에 걸친 건립 과정을 사진과 증강현실로 담은 아카이브전 '우리의 시간은 여기서부터'도 개최됐다. 이러한 개관 행사들은 뉴미디어 아트의 다양한 표현 방식을 시민들에게 소개하고, 전통적인 미술관 경험과는 다른 새로운 감각의 경험을 제공하려는 의도를 반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