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최고가제 첫날 주유소 44% 가격 인하...정부 안정화 조치 효과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첫날 전국 주유소 44%가 가격을 인하했으며, 일부 주유소는 리터당 300원 이상 내렸다. 시간이 지나면서 동참 주유소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여 정부 정책의 초기 효과가 나타났다.

정부가 도입한 석유 최고가격제가 시행된 첫날 전국 주유소의 절반 가까이가 가격을 인하하면서 유가 안정화 조치의 초기 효과가 나타났다. 13일 오후 2시 기준으로 전국 1만646개 주유소 중 휘발유 가격을 전날보다 내린 곳은 43.5%인 4천633곳으로 집계됐다. 같은 시간에 경유 가격을 인하한 주유소도 43.8%인 4천661곳으로 파악되어 업계 전반에 걸친 동시다발적인 가격 인하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석유 최고가격제는 미국과 이란 간 갈등으로 국제유가가 치솟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13일 자정부터 긴급 시행했다. 정부가 지정한 정유사 공급가격 최고액은 휘발유 리터당 1천724원, 자동차용 경유 1천713원, 실내 등유 1천320원으로 설정됐으며, 향후 중동 정세와 국제유가 동향에 따라 2주 단위로 재조정될 예정이다. 이는 국내 기름값의 급등을 억제하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반영한 결정으로, 소비자 부담 완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주유소별 가격 인하 폭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 동구의 HD현대오일뱅크 직영 동원주유소는 경유 가격을 리터당 2천91원에서 1천795원으로 386원 인하했으며, 경남 거창의 GS상동주유소는 휘발유를 2천159원에서 1천870원으로 289원 내렸다. 제주 구좌 농협NH주유소도 경유를 330원 내리는 등 전국 곳곳에서 상당 규모의 가격 인하가 단행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정부의 가격 안정화 요청에 정유사와 주유소들이 적극 동응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목할 점은 시간이 지나면서 가격 인하에 동참하는 주유소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오전 9시 기준 조사 대비 오후 2시 조사에서 기름값을 내린 주유소 숫자가 더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며 "정부의 가격 안정화 조치에 따른 동조 경향이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초기에는 관망하던 주유소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가격 인하에 참여하기로 결정했음을 시사한다. 반면 가격을 동결한 주유소는 휘발유 기준 54.5%, 경유 기준 53.3%였으며, 가격을 인상한 곳은 각각 2.0%와 2.9%에 불과했다.
정부는 석유 최고가격제 안착을 위해 적극적인 모니터링과 업계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산업부는 13일 김정관 장관 주재로 '범부처 합동 점검단' 회의와 '석유 시장 점검 회의'를 개최해 정유 업계의 역할을 당부했다. 4대 정유사(SK에너지,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는 이미 직영 주유소에 대한 추가 인하 조치를 단행한 상태다. 다만 이 제도가 장기적으로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는 국제유가 변동성과 정부의 지속적인 관리 노력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