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관리위원장 사퇴로 드러난 국민의힘 내홍, 지방선거 앞 위기 심화
국민의힘의 이정현 지방선거 공천관리위원장이 당내 권력투쟁 속에서 사퇴하면서 6월 지방선거 준비 체계가 흔들리고 있다. 장동혁 대표와 오세훈 시장 진영의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당의 지지율은 20%로 민주당의 절반 수준에 머물러 있다.
국민의힘의 내부 갈등이 극에 달하면서 당의 선거 준비 체계가 흔들리고 있다. 이정현 지방선거 공천관리위원장이 13일 임명 한 달 만에 "변화와 혁신 추진이 어렵다"며 전격 사퇴한 것은 당의 심각한 내홍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다. 6월 3일 지방선거를 석 달여 남겨둔 시점에서 공천 업무를 총괄하는 최고 책임자가 일손을 놓은 것은 당의 조직 기능이 마비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당 지도부는 긴급 회의를 열고 "다시 모셔오겠다"며 수습에 나섰지만, 휴대폰을 끄고 잠적한 이 위원장의 복귀 가능성은 불투명한 상태다.
이 위원장의 사퇴 배경에는 당 내 권력투쟁이 자리 잡고 있다. 장동혁 당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 진영이 벌이는 주도권 싸움 속에서 공천 업무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과 친한동훈계, 일부 소장파 의원들은 '혁신 선대위' 출범을 요구하며 사실상 장 대표의 조기 2선 후퇴를 압박하고 있다. 한편 장 대표는 오 시장의 1차, 2차 공천 등록 거부에 "공천은 공정이 생명"이라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의 최고 지도부가 차기 당권과 주도권을 놓고 다투는 형국이 되면서, 선거 준비에 필요한 공간과 에너지가 소모되고 있는 것이다.
당의 위기는 통계로도 명확히 드러난다. 13일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0%에 불과한 반면, 민주당의 지지율은 47%로 국민의힘의 두 배 이상이다. 전날 대구에서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힘이 여당에 뒤지는 결과가 나왔다. 이는 당이 유권자로부터 신뢰를 잃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후보 등록 기간을 연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없다"며 구인난을 실토하는 상황은 당의 위상이 얼마나 추락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당의 현재 위기는 과거 정치적 결정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장 대표는 '윤석열 복귀 반대·내란 사죄'를 표방한 의총 결의문을 "진심"이라고 표현했으나, 실제로는 '인적 청산·노선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에는 귀를 닫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일관성 없는 태도는 당 내 신뢰를 무너뜨렸고, 외부에서도 당의 진정성을 의심하게 만들었다. 공천관리위원장의 사퇴는 이러한 내부 불신과 혼란이 극에 달했음을 보여주는 신호탄이라고 할 수 있다.
국민의힘이 직면한 위기는 단순히 조직적 문제를 넘어 정치적 신뢰의 문제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지방선거까지 100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당의 최고 책임자들이 권력투쟁에 빠져 있고, 핵심 공천 업무를 담당할 위원장이 사퇴하는 상황은 선거 패배를 예감하게 한다. 당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고 내부 갈등을 해소하지 못한다면, 6월 지방선거에서 정치적 파산 선고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금이라도 내부 결집과 정책 중심의 선거 준비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