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실적 낸 KFC, 보름 만에 기습 가격 인상
KFC코리아가 지난달까지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가 보름 만에 기습적으로 치킨과 버거 등 23종 메뉴의 가격을 올렸다. 사상 최대 실적(매출 3780억원, 영업익 247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이루어진 결정으로, 기업의 수익 극대화가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진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KFC코리아가 지난달까지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밝혔던 입장을 불과 보름 만에 뒤집고 13일부터 기습적으로 가격을 올렸다. 오리지널 치킨은 한 조각에 300원, 핫크리스피 치킨 등 다른 치킨류는 200원씩 인상되어 핫크리스피 치킨 1조각은 3500원, 오리지널 치킨은 3600원으로 조정됐다. 이번 인상은 지난해 4월 이후 약 11개월 만의 추가 인상으로, 치킨과 버거 등 총 23종 메뉴가 대상이 된다.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KFC의 재무 성과와 가격 인상 결정의 불일치다. 지난해 KFC코리아의 매출은 전년 대비 29.3% 증가한 3780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익은 50.6% 늘어난 247억원에 달했다. 이는 2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으로, 기업이 역대급 수익성을 확보했음을 의미한다. 고환율과 원자재 가격 상승을 인상의 명분으로 제시했지만, 기록적인 이익을 내면서도 소비자에게 비용 부담을 전가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특히 정부가 민생 안정을 위해 식품·외식업계에 가격 인하 압박을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결정은 사회적 책임을 외면한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KFC의 약속 파기는 더욱 논란이 크다. 지난달 24일 KFC 측은 가격 인상 여부를 묻는 질문에 명확하게 '최근 인상을 검토한 적이 없다'고 단언했다. 불과 보름 후 이 약속이 깨진 것이다. 현재 라면과 식용유 업체들이 줄줄이 가격을 내리는 상황에서 KFC의 기습 인상은 외식업계 전반에 찬물을 끼얹는 모양새다. 특히 버거 프랜차이즈들의 도미노 인상 현상이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버거킹과 맥도날드는 지난달 가격을 올렸고, 맘스터치도 이달 초 43개 품목의 가격을 평균 2.8% 인상했다. KFC가 운영하는 타코벨도 제품 가격을 최대 16.9%까지 끌어올렸다.
KFC는 일부 메뉴의 가격을 동결하거나 인하하며 고객 부담 최소화를 주장했다. '징거더블다운통다리' 가격을 100원 내리는 등의 조치를 취했지만, 이는 생색내기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주력 메뉴인 치킨의 인상 폭에 비해 인하 폭이 현저히 작기 때문이다. 이는 노브랜드 버거가 2500원짜리 초저가 메뉴를 출시하며 정부 기조에 동참한 것과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기업의 수익성 극대화 전략이 소비자의 부담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명확해 보이는 상황이다.
결국 치킨 한 조각 3600원 시대의 개막은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외식 물가의 장벽을 더욱 높였다. 기업은 사상 최대 실적의 축배를 들고 있지만, 정작 식탁 물가 안정이라는 사회적 책임은 외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서민의 한 끼가 기업의 수익 극대화 전략 속에서 점점 더 무거워지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개별 기업의 문제를 넘어 외식업계 전반의 구조적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정부의 물가 안정 정책과 기업의 수익 추구 사이의 괴리가 심화되면서 소비자 피로도는 계속 높아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