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제도 개편 3법 시행 첫날, 대법원장이 법왜곡죄 1호 피고발자로
더불어민주당이 강행한 사법제도 개편 3법이 12일부터 시행되면서 조희대 대법원장과 박영재 대법관이 법왜곡죄 1호 피고발자가 됐다. 법조계에서는 새로운 법이 정치적 보복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강행한 사법제도 개편 3법이 12일 0시부터 시행되면서 역사적 전환점을 맞이했다. 그러나 새로운 법 시행 첫날부터 논란이 불거졌다. 조희대 대법원장과 박영재 대법관(전 법원행정처장)이 법왜곡죄의 1호 피고발자가 된 것이다. 경찰 국가수사본부는 이날 두 명을 법왜곡죄로 처벌해 달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접수했으며, 사건을 경기 용인 서부경찰서에 배당했다. 사법부의 최고 수장이 새로 도입된 범죄로 수사 대상이 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고발에 나선 이병철 법무법인아이에이 변호사는 조 대법원장이 지난해 5월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하면서 형사소송법을 의도적으로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이 변호사는 대통령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한 지 불과 9일 만에 유죄 취지로 판결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신속한 판결이 재판 기록에 대한 충분한 검토를 소홀히 한 결과라고 주장하며, 이는 법적 절차를 위반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법왜곡죄는 시행 이전의 수사·재판에 소급 적용할 수 없다는 법칙이 있지만, 이 변호사는 조 대법원장의 위법 상태가 현재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법왜곡죄는 사법제도 개편 3법의 핵심 내용 중 하나로, 판사나 검사가 법령을 고의로 왜곡 해석하여 재판 결과에 영향을 미칠 경우 처벌하는 제도다. 이는 사법부의 독립성과 법치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도입된 것으로 평가받았으나, 시행 초기부터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법조계 인사는 "정치가 사법을 길들이는 도구로 법왜곡죄가 악용될 것이란 우려가 현실이 됐다"는 평가를 내놨다. 이는 새로운 법이 본래의 목적과 달리 정치적 보복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한편 사법제도 개편 3법에는 법왜곡죄 외에도 재판소원이라는 새로운 제도가 포함되어 있다. 재판소원은 법원의 재판 과정에서 인권 침해가 발생했다면 헌법재판소가 확정 판결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이날 오후 6시 기준으로 총 16건의 재판소원이 접수됐으며, 첫 청구 사건은 시리아 내전을 피해 한국에 온 후 강제 추방된 모하메드 씨(가명) 사건이다. 이는 국제 난민 인권 문제를 다루는 사건으로, 새 제도가 인권 보호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법제도 개편 3법의 시행은 한국 사법 체계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시행 초기부터 법왜곡죄로 대법원장이 피고발되는 상황은 새로운 법제도가 정치적 갈등의 연장선에서 운영될 수 있다는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법조계와 시민사회에서는 이 제도들이 사법의 독립성을 강화하면서도 정치적 도구화되지 않도록 신중한 운영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향후 경찰의 수사 진행 과정과 법원의 판단이 한국 사법 제도의 미래 방향을 결정할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