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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한국 포함 16개국 관세 조사 개시…301조 무기 본격 가동

미국 무역대표부가 한국을 포함한 16개국을 대상으로 무역법 301조에 따른 조사를 개시했다. 구조적 과잉 생산 문제를 이유로 한국의 2024년 대미 무역흑자 560억달러를 지적하며 관세 부과 가능성을 시사했다. 조사 결과에 따라 기존 한미 무역 합의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미국, 한국 포함 16개국 관세 조사 개시…301조 무기 본격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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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한국을 포함한 16개국을 대상으로 무역법 301조에 따른 공식 조사를 개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연방대법원 판결로 무효화된 상호관세를 대체할 새로운 관세 부과 절차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것으로, 향후 한미 무역 관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USTR은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제조업 부문의 구조적 과잉 설비 및 생산과 관련된 여러 국가의 행위, 정책, 관행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조사 대상국은 한국,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싱가포르, 스위스, 노르웨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태국, 베트남, 대만, 방글라데시, 멕시코, 인도 등 총 16개 경제주체다. 301조는 미국 무역에 부담이나 제한을 가하는 외국 정부의 차별적이고 불합리한 관행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대통령이 상한 없는 관세 부과, 수입 쿼타 설정 등 보복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한 강력한 무역 무기다. USTR은 과잉 설비와 생산 문제에 직면한 주요 부문으로 자동차, 배터리, 반도체 등 20개 분야를 구체적으로 지목했으며, 이들 산업에 대한 집중 조사가 예상된다.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는 "미국의 교역 상대국들이 자국에서 소비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상품을 생산해 미국의 국내 생산을 대체하고 있다"며 "이번 조사는 핵심 공급망을 미국으로 다시 이전하고 미국 제조업 노동자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를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특히 USTR은 한국에 대해 구조적 과잉 생산을 통해 지속적인 무역흑자를 거둔 증거가 존재한다고 명시했다. 연방관보에 게시된 공고문에 따르면 한국의 글로벌 상품 무역수지는 2023년 100억달러(약 15조원) 적자에서 2024년 520억달러(약 78조원) 흑자로 급반전했으며, 대미 상품·서비스 무역흑자도 2024년 560억달러(약 84조원)로 증가했다는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했다.

한국이 흑자를 유지하는 주요 분야로 전자장비,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 기계, 철강, 선박 및 해양 장비 등이 거론되었다. 특히 반도체와 배터리 등 첨단산업에서의 한국의 경쟁력이 미국의 조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어 대표는 추후 조사 분야를 확대할 수도 있음을 시사하며, 미 산업계가 문제를 제기해온 디지털 서비스세, 의약품 가격, 수산물·쌀 시장 접근성, 해양오염 같은 환경 문제는 추가 조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정부가 그간 불만을 표시해온 한국의 디지털 부문 규제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를 개시할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그리어 대표는 이번 조사가 한·일·EU 등과 이미 체결한 무역 합의에 미칠 영향에 대해 "합의는 여전히 유효하다"면서도 "조사 결과에 따라 관세나 기타 조처가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한미 무역 합의가 보장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향후 협상 과정이 매우 불확실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무역법 301조를 통한 관세 복원 시도는 예상했던 수순이라며 "기존 한·미 관세 합의에서 확보한 이익 균형이 훼손되지 않고 주요국 대비 불리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미국 측과 적극 협의해나갈 예정"이라고 입장을 표명했다.

한편 국회는 같은 날 본회의에서 '한·미 간 전략적 투자의 운영 및 관리를 위한 특별법'(대미투자특별법)을 가결했다. 한·미 관세협상에 따라 한국이 미국에 3500억달러(약 519조원)를 투자하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이는 미국의 관세 압박에 대응하기 위한 한국 정부의 선제적 투자 약속으로, 한미 경제 관계의 긴장 속에서 실질적인 협력 방안을 모색하려는 노력으로 평가된다. USTR은 이 외에도 약 60개국을 대상으로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의 수입 금지 조처 등에 초점을 맞춘 별도의 301조 조사를 개시한다고 밝혀, 글로벌 무역 질서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입장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