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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301조 조사 개시, 한국 철강·석유화학 타깃 우려

미국이 무역법 301조 조사를 개시하면서 한국 산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철강과 석유화학 산업이 주요 타깃이 될 수 있으나, 자동차와 반도체 등은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기존 한미 관세 합의를 유지하기 위해 미국과 긴밀히 협의할 계획이다.

미국 301조 조사 개시, 한국 철강·석유화학 타깃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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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법 301조 조사를 공식 개시하면서 한국 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무효 판결 이후 이를 대체할 수단으로 301조 카드를 꺼내 들면서 관세 압박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중동발 오일쇼크로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산업계에 추가 관세 부담까지 겹치면서 수출업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16개 경제주체를 대상으로 조사를 개시한 이번 결정은 제조업의 구조적 과잉 생산을 주요 쟁점으로 삼고 있어, 어느 업종이 주요 타깃이 될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301조 조사가 한국에 미치는 영향이 전반적으로 제한적일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일부 산업의 취약성을 지적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의 장상식 원장은 "미국의 문제 제기 논리를 보면 철강과 석유화학 분야가 상대적으로 취약해 보인다"고 밝혔다. 두 산업은 과잉 설비와 낮은 수익성, 구조조정 필요성 등 미국이 제기하는 논리를 적용하기 쉬운 특성을 갖고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자동차와 반도체 등은 이미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 품목별 관세가 부과되고 있어 이번 조사에서는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중론이다. 의약품 역시 향후 관세 부과 시 최혜국 대우를 받기로 합의된 품목으로, 추가 관세 부담을 입을 확률이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만 미국이 이번 조사에서 제조업의 구조적 과잉 생산을 핵심 쟁점으로 지목하고 있다는 점이 산업계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301조 조사 결과 한국 산업이 미국 경제에 부담을 준다고 판단되면 미국은 추가 관세 부과, 수입 물량 제한, 시장 접근 제한 등 다양한 조치를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관세만이 아니라 현지 생산 확대, 공급망 이전, 투자 확대 등을 협상 조건으로 제시할 가능성도 있다. 자동차나 반도체처럼 미국 내 투자가 중요한 분야의 경우 단순 관세 부과보다는 이러한 형태의 협상이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미국의 조치는 관세와 시장 접근 제한, 투자 확대 요구가 결합된 복합적 형태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편 태양광 산업은 이번 조사를 반전의 계기로 삼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이 중국을 조사 대상국에 포함했다는 점에서다. 중국의 저가 공세에 고전을 겪고 있는 태양광 업계는 미국이 중국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거나 규제를 강화할 경우 북미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북미 시장 수출 태양광 모듈을 미국 내 공장에서 생산하는 기업들은 이번 조치로 중국 업체와의 경쟁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전문가들은 기존 한미 관세 협상에서 확보한 이익 균형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부는 기존 한미 관세 합의에서 확보한 이익 균형이 훼손되지 않고 주요국 대비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여한구는 긴급 브리핑에서 "미국 무역대표부는 상호관세 위헌 결정 이전의 관세 수준으로 복원하기 위해 301조를 활용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설명해 왔다"며 "국익을 최대화하도록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성균관대 경제학과 김영한 교수는 "지난해 한미 관세 합의 내용에서 추가로 우리 경제에 부담되는 형태의 결과가 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치적 환경을 고려한 신중한 접근을 강조하고 있다. 덕성여대 국제통상학과 조연성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정책을 철회하기 어려운 정치적 환경이 존재하고, 보호무역을 지지하는 정치적 흐름도 여전히 강한 점에 비춰 한국을 포함한 대상국에 추가 관세가 부과되는 등 부정적 영향이 미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부와 산업계는 긴밀한 협의를 통해 향후 조사 절차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국익을 최대한 보호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