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과세 소득 건보료 부과 기준 '법적 공백'…투자 심리 위축
금융상품 분리과세 소득의 건강보험료 부과 기준이 법적 근거 없이 모호하게 운영되면서 투자자들의 혼란과 투자 심리 위축을 초래하고 있다. 현재는 건보공단이 부과하지 않고 있지만 법적 규정이 없어 향후 부과 가능성이 열려 있다.
금융상품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도입된 분리과세 제도가 건강보험료 부과 기준의 모호함으로 인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분리과세 이자·배당소득이 1000만원을 초과할 경우 현행 제도상 건강보험료 산정 대상으로 분류될 수 있는데, 국민건강보험법령에 이를 명확히 규정한 조항이 부재한 상황이다. 이러한 제도적 허점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세제 혜택을 받으면서도 건강보험료 부담 가능성으로 인해 분리과세 상품 투자를 꺼리는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현재 건강보험공단은 소득세법 제14조 3항 5호에 따른 분리과세 금융소득에 대해 금액과 관계없이 국세청 과세 자료를 받지 않고 보험료도 부과하지 않는 방침을 유지 중이다. 조세특례제한법상 분리과세 적용을 받는 부동산 펀드의 배당소득, 개인투자용 국채 이자 등이 이에 해당한다. 그러나 국민건강보험법령에는 건보료 부과 대상에서 조세특례제한법상 분리과세 소득을 명시적으로 제외한다는 규정이 없다. 건보공단의 부과면제 방침이 법적 근거 없이 관행으로만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제도적 공백은 금융투자 현장에서 즉시 드러난다. 금융상품 판매 현장에서는 분리과세 소득에 대해 건강보험료가 부과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도상으로는 부과하지 않으면서도 법적으로는 부과할 수 있는 상황이 되어 있어,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특히 직업이 없는 은퇴자들의 경우 분리과세 상품 투자로 인한 건강보험료 부담이 실제로 발생할 경우 상당한 재정적 리스크가 될 수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러한 우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현재까지 건보공단이 분리과세 소득에 대해 건강보험료를 부과하지 않았다고 해서 향후에도 그럴 것이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법적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정책 변화나 행정 해석의 변경이 발생하면 투자자들에게 과도한 건강보험료가 부과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잠재 건보료'의 불확실성이 은퇴 자산가들이 세제 혜택을 받으면서도 분리과세 상품 투자를 꺼리게 만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이 문제의 시급성을 강조하고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국민성장펀드 같은 정책금융상품은 고액 자산가들의 관심이 높은 상황이지만, 건강보험료 부과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은퇴 자산가들이 투자를 꺼릴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건보료가 부과될 수 있다는 안내를 할 경우 은퇴 자산가들이 발을 뺄 가능성이 높다"며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정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국민건강보험법령에 분리과세 소득 제외 규정을 명확히 명문화하는 등 법적 근거를 마련해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금융상품 투자 활성화를 도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