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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 여파, 부산·경남 수출기업 재정지원 2조원대로 확대

중동 전쟁 여파로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 차질을 겪고 있는 지역 수출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부산시가 금융지원책을 2조1330억원으로 확대했으며, 경남도도 3100억원 규모의 대책을 마련했다.

중동 전쟁 여파, 부산·경남 수출기업 재정지원 2조원대로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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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한반도 수출기업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원자재 가격 급등, 물류 차질, 환율 변동성 확대 등 다층적인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부산시와 경남도가 재정지원 규모를 대폭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10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6 부산시 수출 지원 정책 합동 설명회'에는 부산시, 부산중소벤처기업청을 비롯한 11개 공공기관과 130여 명의 지역 기업인이 참석해 현 상황의 심각성을 공유했다.

중동 전쟁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는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산업용 센서 제조기업 관계자는 구리 가격 상승에 따른 전선값 급등과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인한 비용 압력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여기에 유가 상승분까지 반영될 경우 비용 상승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시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중동 국가와 거래하고 있는 기업들은 이미 실질적인 손해를 입고 있는 상태다. 한 기업(B사)은 계약 물량 선적 준비 중 바이어로부터 일방적인 선적 취소 통보를 받아 약 2억5000만원 규모의 손해를 기록했다. 항공편 운항 중단으로 인한 수출 물량 출하 중단, 고객사의 수금 지연, 해상 운임비의 불확실성 증가 등으로 인한 거래 지연 사례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유가 상승의 충격은 제조업뿐 아니라 농업과 운수업까지 확대되고 있다. 경남 거창에서 벼농사를 짓는 한 농민은 면세유 가격 상승으로 인해 필요한 경유 구매를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연간 배정받은 면세유가 약 600리터인데 가격이 크게 올라 구매 시점을 미루게 되었으며, 쌀 재배 준비 시즌을 앞두고 유가가 현 수준에서 유지될 경우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경북도 시외 고속버스 업계도 심각한 상황이다. 경북도 버스운송사업조합에 따르면 경북도 내 시외버스는 7개 업체가 279개 노선을 운영 중인데, 이 중 200개 노선 이상이 비수익 노선이다. 경유 단가가 리터당 410원 상승하여 1920원대에 이르자, 연간 111억원(월 9억3000만원)의 비용이 증가하면서 적자 폭이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부산시는 공격적인 재정지원 확대에 나섰다. 부산시는 지난해부터 추진한 2조원 규모의 금융지원책을 2조1330억원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지난 4일 부산시 행정부시장을 반장으로 하는 비상대응반을 구성했으며, 부산상공회의소, 한국무역보험공사, 한국무역협회 등 11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올해 신설되는 글로벌 리스크 대응 자금은 업체당 10억원을 지원하는 1000억원 규모이며, 환율 피해기업 지원 자금은 15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확대된다.

경남도도 동시에 대응 방안을 마련했다. 경남도는 면세유 지원 자금 300억원과 중동 수출기업 물류비 지원을 포함한 중소기업 육성자금 2800억원 등의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적극적인 재정지원 확대가 현 상황에 가장 필요한 정책이라는 관계 기관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정책자금을 더욱 공격적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자체들은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출기업의 경쟁력 유지와 내수 기반 산업의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