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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이란 전쟁으로 세계유산 4곳 피해 우려

유네스코가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으로 인해 이란의 세계유산 4곳이 손상되었다고 발표했다. 베르사유 궁전에 비유되는 골레스탄 궁전과 1000년 이상 역사의 이스파한 자메 모스크 등이 피해를 입었으며, 유네스코는 모든 당사자에게 문화유산 보호를 촉구하고 있다.

유네스코, 이란 전쟁으로 세계유산 4곳 피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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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과의 전쟁으로 인해 중동 지역의 역사문화유산이 심각한 위협에 처해있다고 경고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의 라자르 엘운두 아소모 국장은 11일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유네스코는 현재 진행 중인 전투가 많은 세계유산에 미치고 있는 첫 번째 영향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이 보유한 29개의 세계유산 중 4곳이 전쟁 개시 이후 손상을 입었다고 유네스코는 발표했으며, 이는 단순한 군사 충돌을 넘어 인류 공동의 문화유산을 훼손하는 심각한 상황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가장 주목할 만한 피해 사례는 테헤란의 골레스탄 궁전이다. 유네스코는 이 궁전을 프랑스의 베르사유 궁전과 비교할 정도로 평가하고 있으며, 19세기 이란 문명의 웅장함을 보여주는 상징적 건축물로 인정하고 있다. 골레스탄 궁전은 카자르 왕조가 페르시아 왕실의 거주지이자 권력의 중심지로 선택한 곳으로, 페르시아 예술에 유럽 양식이 도입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역사적 증거물이다. 1969년에는 이란의 마지막 샤 무함마드 레자 팔레비가 이곳에서 대관식을 거행했을 정도로 이란 근현대사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인해 궁전 내부는 산산이 부서진 유리와 목재 파편으로 뒤덮여 있으며, 정교한 목공 장식들이 심각하게 손상되었다. 아소모 국장은 "현재 우리가 받은 이미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듯이 골레스탄 궁전은 분명히 영향을 받았으며, 피해의 정도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스파한의 역사문화유산도 전쟁의 피해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이스파한은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도시 중 하나였으며 실크로드 무역로의 핵심 거점이었다. 이 지역에 위치한 마스제드 자메(자메 모스크)는 10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12세기에 걸쳐 이슬람 미술의 발전 과정을 보여주는 건축학적 보물이다. 유네스코는 이스파한의 역사 유적지 외에도 선사시대 유적지인 호라마바드 계곡 인근 완충지역의 건물들이 손상되었다고 보고했다. 이러한 피해는 단순히 건축물의 물리적 손상을 넘어 인류의 문화적 유산과 역사적 기억이 소실되는 것을 의미한다.

유네스코는 이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여러 조치를 취하고 있다. 아소모 국장은 유네스코가 모든 관련 당사자들에게 주요 문화유산지의 좌표를 공유했으며 지속적으로 피해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네스코는 이스라엘, 레바논, 중동 전역의 문화유산에 대한 우려도 함께 표명했으며, 지역 내 18개국의 모든 문명의 역사를 담고 있는 문화적 중요성을 지닌 모든 유적지의 보호를 촉구하고 있다. 이는 전쟁 당사자들에게 군사 작전 시 문화유산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국제적 메시지이다.

이번 사건은 국제적으로 문화유산 보호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부각시키고 있다. 유네스코와 국제사회는 전쟁 상황에서도 인류의 공동 자산인 문화유산을 보호해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는 1954년 헤이그 협약 등 국제인도법의 기본 정신과도 맥락을 같이한다. 중동 지역은 인류 문명의 발상지로서 세계적으로 중요한 문화유산들이 집중되어 있는 지역이다. 따라서 이 지역의 유산 손상은 단순히 이란이나 중동의 문제가 아니라 인류 전체의 손실이라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더욱 적극적인 개입과 보호 방안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