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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뱅크 '반값 엔화' 회수 논란…사유재산권 침해 우려

토스뱅크가 시스템 오류로 엔화를 절반 가격에 판매한 후 일방적으로 거래를 취소하면서 소비자 피해가 발생했다. 은행의 실수로 인한 손실을 소비자가 떠안게 되면서 사유재산권 침해 논란과 함께 현행 전자금융거래법의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인터넷은행 토스뱅크가 시스템 오류로 엔화를 시장 가격의 절반에 판매한 지 하루 만에 거래를 일방적으로 취소하면서 소비자 피해와 법적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은행의 내부통제 실패로 발생한 손실을 소비자가 떠안게 되면서 금융사의 과도한 권한을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토스뱅크는 지난 10일 오후 7시 29분부터 약 7분간 원·엔 환율을 100엔당 472.08원으로 잘못 고시했다. 당시 다른 금융사들의 환율이 100엔당 약 932원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정상 환율의 절반 수준이었다. 토스뱅크는 두 개의 외국계 금융사 환율을 평균내 자체 환율을 결정하는데, 시스템 점검 중 한 금융사의 데이터가 누락된 상태에서 기계적으로 2로 나누는 작업이 진행되면서 이 같은 오류가 발생했다. 이 7분 동안 약 200억원 규모의 엔화 거래가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오류의 규모는 상당했다. 100만원을 입금하면 정상적으로는 약 10.7만엔을 받을 수 있었지만, 오류 기간에는 21만엔을 받을 수 있었다. 소비자들은 반값에 구입한 엔화를 정상 환율로 환전하면서 약 2시간 동안 100% 이상의 환차익을 얻을 수 있었다. 실제로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를 자랑하는 '인증샷'들이 속속 올라왔다. 토스뱅크는 오후 7시 36분 엔화 환전 서비스를 중단하고 환율을 정상화한 후 약 1시간 뒤 거래를 재개했다.

문제는 토스뱅크의 회수 결정이다. 토스뱅크는 11일 오후 1시 30분 사고 기간에 거래된 엔화를 전량 회수하기로 공지했다. 반값에 매수한 엔화를 그대로 보유 중인 소비자에게는 환불 처리했고, 이미 원화로 환전하거나 카드 결제로 소비한 경우 토스뱅크 계좌에서 자동으로 출금하기로 했다. 더 심각한 것은 회수액을 다른 계좌로 이체한 소비자들이다. 토스뱅크는 푸시알림과 전화로 자진 반환을 요청하되, 협조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법령과 약관에 따라 추가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토스뱅크는 전자금융거래법 제8조와 약관을 근거로 오류 거래 취소 권한을 행사했다. 하지만 이 결정이 소비자의 사유재산권을 침해하는 것 아니냐는 법적 논란이 거세다. 특히 반값에 구입한 엔화를 일본에서 이미 사용한 소비자의 경우 정상 가격에 엔화를 다시 구매해 토스뱅크에 반환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결과적으로 소비자는 같은 금액의 엔화를 두 배 비용으로 구매하게 되는 셈이다.

법률 전문가들은 현행 전자금융거래법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송태호 법무법인 선 변호사는 "금융사와 개인은 법적으로 동일한 사인이지만, 금융사는 실수를 이유로 거래를 취소할 수 있는 반면 개인은 그렇지 못하다는 점에서 불형평하다"고 비판했다. 또한 "관련 조항이 남용되면 금융사가 정상 판매한 금융상품을 추후 경영상 유불리에 따라 모두 실수로 위장해 취소하는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융사의 과도한 거래 취소 권한을 제한하고 소비자 보호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