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사태로 유가 급등…정부-민주당 '686만 배럴 원유 우선 매수' 검토
미국-이란 갈등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자 정부와 민주당이 국내 비축 기지의 해외 정유사 원유 686만 배럴 우선 매수, 원유 도입선 다변화, 운송비 지원 등 종합적인 에너지 안보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하자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국내 비축 기지에 보관 중인 해외 정유사 원유 686만 배럴을 우선 매수하는 방안을 본격 검토하고 있다. 당정은 10일 국회에서 '중동 사태 경제 대응 태스크포스(TF)' 1차 회의를 열어 에너지 수급 안정, 민생 물가 관리, 외환 금융 시장 안정을 위한 종합 대책을 논의했다. 이는 중동 사태의 장기화에 대비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국내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당정이 추진 중인 원유 매수 계획의 핵심은 국내 비축 기지에 보관된 해외 정유사 소유 물량에 대한 '시장가 우선 구매권'을 활용하는 것이다. 안도걸 민주당 의원은 브리핑에서 "국내 비축 기지에 외국 회사들이 비축해 놓은 물량에 대해 우리가 시장가로 우선 구매권을 행사할 권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기존 국내 비축량에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물량으로, 유가 급등 시기에 국내 공급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686만 배럴은 국내 일일 소비량 대비 상당한 규모로, 이를 확보하면 에너지 수급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버팀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정은 원유 도입선 다변화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중동 지역을 통한 원유 공급에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도입처를 다각화하는 것이다. 중동 외 지역에서의 원유 및 LNG 도입을 확대하는 한편,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대체 루트를 통한 공급 방안도 함께 모색 중이다. 이러한 공급망 다변화는 특정 지역의 지정학적 위험에 따른 에너지 수급 충격을 최소화하려는 장기적 전략이다.
정유 기업들의 운송비 부담 증가에 대해서도 정부 차원의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원유 수급선을 다변화할 경우 해외 운송비가 급등하는데, 이에 따른 차액을 정부가 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것이다. 오기형 민주당 의원은 "정부가 기업들의 운송비 우려를 검토 중이며, 일부 경우엔 수출바우처 제도를 활용해 상승 비용을 보전하는 길이 열려 있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 정유 산업의 경쟁력 유지와 소비자 부담 경감을 동시에 고려한 정책이다.
석유 가격 관리와 관련해 당정은 시장 기본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불합리한 가격 인상에 대해서는 강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정부는 30년 만에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하기로 결정한 상태이며, 사재기, 담합, 불법·불량 품질 등을 적발하기 위해 약 200개 주유소를 대상으로 합동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오 의원은 "신속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유가 급등으로 인한 민생 물가 상승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려는 의도이다.
외환 및 금융 시장 안정을 위해서도 다층적 대책이 추진 중이다. 정부는 24시간 모니터링과 함께 다각적인 안정화 조치를 시행하고 있으며, 민주당은 19일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환율 안정 3법'을 추진 중이다. 특히 국민연금과 정부가 새로운 자산 운용 프레임워크를 협의하고 있는데, 이는 해외 투자 자산의 환율 위험을 전략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것이다. 국민연금이 해외 주식, 채권, 대체투자 등에 막대한 자금을 운용하는 만큼 환율 변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당정은 환 헤지 비율을 시장 상황에 맞게 조정할 수 있는 새로운 운용 기준을 마련해 금융 시장 변동성에 대응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