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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급등에 정부 비상 대응… 29년 만에 최고가격제 시행

이재명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유가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29년 만에 최고가격제를 시행하고 유류세 인하 확대, 직접 지원 등 다층적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원유 공급 확보와 금융시장 안정, 불법 행위 단속까지 포함한 종합적 위기 대응 체계를 갖춘 것이다.

유가 급등에 정부 비상 대응… 29년 만에 최고가격제 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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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면서 정부가 전방위적 대응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9일 청와대에서 열린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최악의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비상한 각오로 선제적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이스라엘, 이란 간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중동 리스크가 금융과 실물 경제로 본격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이번 위기를 단기 대응을 넘어 중장기 전략까지 포함한 종합적 관점에서 접근하기로 결정했다.

가장 주목할 정책은 1997년 유가 자율화 이후 29년 만에 시행되는 최고가격제다.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은 "석유사업법에 근거해 이번 주 내에 최고가격제가 시행될 수 있도록 관련 절차를 신속히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정유업체와 판매업체 등에 최고판매가를 지정할 수 있도록 한 조치로, 2주 주기로 조정될 예정이다. 김 실장은 "중동 상황이 발생하기 이전 가격을 기준으로 최고가격을 설정하면 첫 번째 최고가격은 지금 소비자들이 맞닥뜨린 가격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정유사나 주유소가 가격을 올릴 때는 빨리 올리고 내릴 때는 천천히 내리는 비대칭성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정부는 최고가격제 외에도 다층적 지원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 대통령은 유류세 인하 폭을 확대하는 조치와 유류 소비자에 대한 직접 지원 조치 등 국민 부담 완화 방안을 세밀하게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김 실장은 "2주 간격으로 조정할 때 가격이 출렁일 때 유류세 인하 등을 완충하는 것으로 고려해야 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추가경정예산 편성 가능성도 열어놓았다. 김 실장은 "이번 충격에 대한민국 경제가 큰 피해를 입지 않게 잘 헤쳐 나가는 게 최우선 과제가 됐고, 거기에 따라 어떤 추가 재원이 필요하다면 진지하게 고민해야 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기름값 추경이 현실화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공급 확보 차원에서도 정부는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영향을 받는 한국의 원유 도입량은 하루 170만 배럴 수준이다. 다행히 한국이 비축한 석유량은 1억9000만 배럴로 208일을 지속할 수 있는 충분한 규모다. 정부는 산유국과 공동 비축한 2000만 배럴의 우선 구매권을 행사하고, 석유공사의 해외 생산분도 국내로 돌릴 계획이다. 김 실장은 "전략적 협력 관계에 있는 나라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지 않아도 되는 물량을 확보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중동 외 지역으로 원유 도입처를 다변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려는 장기 전략이다.

정부는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한 감시도 강화한다. 이 대통령은 어려운 시장 환경을 악용해 부당 이익을 취하려는 세력에 대해 엄단할 것을 주문했다. 김 실장은 "실효성 있는 제도 시행을 위해 시장에 경쟁을 제한하는 요소는 없는지, 담합이나 세금 탈루 등 시장 교란이나 불법 행위는 없는지 국세청 등을 중심으로 면밀히 들여다보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는 금융·외환시장 변동성 대응 차원에서 지난 5일 언급한 100조 원 규모의 시장 안정 프로그램을 적극 확대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와 중앙은행 차원의 추가 조치도 선제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김 실장은 "국채 시장 안정에는 중앙은행이 역할을 많이 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중동 위기가 금융시장까지 파급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노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