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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전자발찌 해제 2주 만에 전 연인 살해…경찰 보호 체계의 허점 드러나

전자발찌 해제 2주 만에 전 연인을 살해한 60대 남성이 구속영장 신청되었다. 피해자는 경찰 A등급 고위험 피해자였으나 경찰이 전자발찌 부착 기간을 연장하지 않으면서 사건이 발생했으며, 경찰·검찰·법원의 보호 체계 허점이 드러났다.

서울 은평구에서 전자발찌 부착 기간이 종료된 지 불과 2주 만에 전 연인을 살해하는 극단적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60대 남성 A씨를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이 사건은 스토킹과 폭행 전력이 있는 가해자에 대한 경찰의 보호 조치와 사법부의 판단이 얼마나 불충분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지적되고 있다.

사건의 경위를 살펴보면 A씨는 지난 5일 오전 자신의 주거지에서 70대 여성 B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오전 6시 40분경 B씨 가족으로부터 실종 신고를 받은 후 휴대전화 위치 정보와 과거 신고 내역을 토대로 A씨의 집을 수색했고, 현장에서 숨진 B씨와 의식을 잃은 A씨를 발견했다. 병원 치료를 받던 A씨는 6일 퇴원 후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와의 대화 중 다툼이 생겨 화가 나 살해했다고 진술했으며, 범행 후 수면제를 복용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B씨의 시신을 부검했으며 정확한 사인을 확인하기 위한 추가 검사를 진행 중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A씨가 이전에도 B씨에 대한 스토킹과 폭행 전력이 있었다는 점이다. B씨는 2024년 9월과 올해 6월 은평경찰서에 A씨가 자신을 따라온다고 신고했고, 이후 남대문경찰서에도 직장 근처에서 A씨가 기다린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경찰은 B씨에게 스마트워치를 지급하고 A씨에게 긴급응급조치와 접근금지 명령을 내렸으며,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송치했다. 당시 경찰은 A씨의 전자발찌 부착도 신청했지만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난 7월에는 마포경찰서에 관련 신고가 접수되어 A씨가 B씨의 주거지를 찾아가 목을 조른 혐의 등으로 긴급체포되었고, 경찰은 다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은 A씨가 혐의를 부인하고 암 수술 이후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영장을 반려했다.

이후 경찰의 잠정조치 신청에 따라 A씨는 7월 23일부터 8월 22일까지 한 달간 구치소에 유치되었고, 출소 후 9월 22일까지 전자발찌를 착용했다. 전자발찌 부착 기간이 끝난 지 약 2주 만에 이번 살인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특히 B씨는 경찰의 고위험 피해자 관리 등급 중 가장 높은 A등급으로 분류되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지난 7월 신고 이후 B씨의 안전 상태를 27차례 확인했으나 추가 범행 징후가 없다고 판단해 전자발찌 부착 기간을 연장하지 않았다. 이는 위험성 평가의 오류로 지적되고 있다.

이 사건은 스토킹과 폭행 피해자 보호 체계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드러냈다. 경찰의 신청에도 불구하고 법원이 전자발찌 부착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검찰이 구속영장을 반려했으며, 최종적으로 경찰이 위험성을 재평가하지 못한 채 전자발찌를 해제한 과정에서 여러 단계의 실패가 있었다. 경찰은 A씨의 정확한 범행 동기와 사건 전후 행적, 그리고 피해자 보호 조치의 적절성을 추가로 살펴볼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이 사건을 계기로 고위험 피해자에 대한 보호 기간 연장 기준의 재정립과 경찰, 검찰, 법원 간의 더욱 긴밀한 소통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