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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온건파 와일스 교체하고 강경파 밀러 비서실장 승진…강한 행정권 추구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 패배 후 온건한 수지 와일스 비서실장을 강경파 스티븐 밀러로 교체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민 강경 정책과 행정권 강화 노선을 더욱 추구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 패배 직후 백악관 비서실장을 전격 교체했다. 온건한 정무형 리더십으로 평가받던 수지 와일스를 내보내고, 이민 강경파로 알려진 스티븐 밀러를 새 비서실장으로 승진시킨 이 결정은 트럼프 행정부가 기존 강경 노선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밀러 정책담당 부비서실장이 9일부터 비서실장을 맡게 된다고 공식 발표했으며, 밀러를 "내가 가장 신뢰하는 참모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와일스는 2024년 대선 승리를 주도한 선거 전략가로, 지난해 1월 트럼프 2기 출범과 함께 미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백악관 내부의 갈등을 억제하고 조직을 안정적으로 관리한 것으로 평가받았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역대 비서실장 가운데 가장 오래 재임한 인물이다. 다만 최근 관계에 균열이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와일스는 5일 밤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의를 밝혔으며, 대통령이 직접 사퇴를 요구하지는 않았지만 중간선거 패배의 책임을 와일스에게 돌리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고 한다. 뉴욕타임스와 CNN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당일 밤부터 와일스와 정치 참모진을 패배의 책임자로 지목했다.

와일스와의 관계 악화는 정책 방향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액시오스 보도에 따르면 와일스는 이란 전쟁에 비판적 입장을 유지했으며, 밀러가 주도한 강경 이민 단속 방식에도 여러 차례 이의를 제기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와일스를 주요 인사 결정에서 배제하고, 자신이 승인한 결정에 대해서도 다른 참모들 앞에서 와일스를 비판하는 일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는 온건한 입장을 유지하려던 와일스와 강경 노선을 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 간의 정책적 불일치가 심화되었음을 시사한다.

새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밀러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표적인 강경파 측근이다. 2016년 1월 트럼프의 첫 대선 캠프에 수석 정책고문으로 합류한 이래 줄곧 트럼프를 보좌해왔으며, 집권 1기에는 백악관 수석 정책고문을 지냈다. 집권 2기에는 정책담당 부비서실장으로서 대규모 이민자 추방 정책을 주도한 핵심 인물이다. 밀러의 비서실장 승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 참패에도 불구하고 기존 강경 노선을 수정할 의사가 없음을 보여주는 인사로 분석된다. 액시오스는 밀러가 민주당의 의회 장악 이후에도 강력한 행정권을 행사하기 위한 방안을 준비해왔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민주당이 장악할 의회에 맞서기 위해 백악관을 '전시 체제'로 전환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 트럼프 참모는 "트럼프는 민주당이 시작할 각종 조사에 맞서 전쟁을 준비해야 하며, 밀러는 전시 참모"라고 표현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밀러와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장 등이 관세, 이민, 연방 예산 등 주요 정책을 의회 입법 없이 추진할 방안을 검토해왔다. 다만 이란 전쟁 관련 정책 방향은 단정하기 어렵다. 뉴욕타임스는 밀러가 비서실장직을 설명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란 전쟁을 단계적으로 마무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와일스의 퇴진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여성 고위직이 남성으로 교체되는 추세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 팸 본디 법무장관, 로리 차베스디레머 노동부 장관,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장 등 여성 각료급 인사 4명이 잇달아 물러났고, 모두 남성으로 교체되었다. 민주당은 밀러의 발탁에 즉각 반발했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밀러를 "위험한 외국인 혐오주의자이자 무모한 극단주의자"라고 비난했으며,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도 "밀러는 이 행정부의 가장 야만적이고 비인도적인 정책을 설계한 인물"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