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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수사권 폐지 직후 특검에만 부활…법조계 '법치주의 훼손' 경고

국회가 윤석열 정부 검찰의 조작수사·기소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특검법을 통과시켰으나, 법조계는 폐지된 검사 수사권을 부칙으로 부활시키고 현 대통령이 임명한 특검이 현 대통령 관련 사건을 수사하는 것이 법치주의를 훼손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지난달 검사의 수사권을 폐지한 개정 형사소송법이 시행된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국회가 특별검사에게만 폐지된 검사 수사권을 부활시키는 조작기소 특검법을 통과시켰다. 6일 국회 본회의는 윤석열 정부 시절 검찰의 조작수사와 조작기소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조작기소 특검법'을 재석의원 168명 중 찬성 167명, 반대 1명으로 가결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표결에 불참했으며, 이는 이재명 현 대통령 취임 이후 7번째 특검 임명 법안의 통과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이미 폐지된 법을 부칙으로 다시 살리는 것이 위헌 소지가 있으며,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행위라는 강한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특검법에 따른 수사 대상은 총 12건의 사건으로, 이 중 이 대통령 관련 사건만 6건에 달한다. 대장동·위례신도시·백현동 개발비리 의혹, 대장동·백현동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 성남FC 후원금 의혹,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 김진성씨 위증교사 의혹 등이 포함된다. 특검은 민주당, 국민의힘, 조국혁신당이 각각 1명씩 추천하도록 하며, 이 대통령이 이 중 1명을 최종 임명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이러한 구성은 표면상 정치적 균형을 맞춘 것처럼 보이지만, 법조계에서는 근본적인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가장 큰 논란은 폐지된 법을 부칙으로 다시 부활시킨다는 점이다. 특검법 부칙 6조는 파견검사의 직무와 권한에 관해 형사소송법을 준용할 때 검사의 수사권·지휘권과 관련된 부분은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 시행 전의 종전 형사소송법 규정에 따른다'고 명시했다. 즉, 지난달 2일 시행된 개정 형사소송법으로 폐지된 검사 수사권을 특검에게만 적용하겠다는 의미다. 이근우 가천대 법학과 교수는 "특검법 부칙 6조는 폐지된 법을 가져다 쓰고 있다"며 "없어진 법을 부칙으로 어떻게 살린다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이미 죽어버린 형소법을 다시 살려내는 게 문제"라며 "폐지된 법률을 운용한 사례는 여태까지 없었다"고 짚었다.

특검법에서 공소취소 권한 조항이 삭제됐음에도 불구하고, 공소취소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특검이 조작기소로 판명을 내리면 기존에 기소된 사건들이 조작해서 기소됐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고, 이는 자동으로 공소취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더욱이 지난달 2일 시행된 개정 형사소송법에는 공소기각 판결 사유에 '중대한 위법수사에 의해 공소가 제기됐을 때'와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해 공소가 제기됐을 때'가 새로 추가됐다. 이는 특검의 조작기소 판정을 근거로 공소기각을 주장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다. 김상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공소취소 조항을 안 넣었다는 건 말장난"이라며 "재판 중인 사건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목적이 노골적으로 드러난다"고 비판했다.

법조계는 현 대통령이 임명한 특검이 현 대통령 관련 사건을 수사하는 것이 근본적인 이해 충돌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누구도 자기 사건의 재판관이 될 수 없다'는 법치주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이런 법을 만드는 건 전근대적인 국가나 북한과 같은 나라에서나 가능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검사 수사권 폐지라는 원칙을 세우면서도 특정 사건에만 그 권한을 부활시키는 것이 법의 일관성과 정당성을 훼손한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러한 논란 속에서 조작기소 특검의 수사가 어떻게 진행될지, 그리고 법원이 이를 어떻게 판단할지가 향후 한국 법치주의의 향방을 결정할 중요한 사안으로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