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강경 이민정책 설계자 스티븐 밀러를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임명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한 이민정책의 설계자로 알려진 스티븐 밀러을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임명했다. 41세의 보수 운동가인 밀러는 트럼프의 첫 임기 동안 '무관용 정책'과 무슬림 여행 금지령 등을 주도했으며, 이번 임명은 트럼프가 논란이 많은 정책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자신의 오랜 측근인 스티븐 밀러를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임명했다. 밀러는 41세의 보수 운동가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이민정책을 주도해온 인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진실사회(Truth Social) 계정에 "밀러는 나를 가장 신뢰하는 고문 중 한 명"이라며 "월요일부터 수지 와일스의 자리를 이어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인사는 공화당이 중간선거에서 패배한 직후 이루어진 것으로, 트럼프가 논란이 많은 정책들을 더욱 강하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밀러는 트럼프와의 인연이 깊다. 그는 2016년 1월 트럼프의 초대 대선 캠프에 합류한 이후 대통령의 메시지 전개와 신랄한 정치 스타일 형성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전직 트럼프 고문인 스티브 배넌은 2017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밀러와 트럼프는 처음부터 잘 맞았다"며 "그가 트럼프가 자신의 목소리를 찾는 데 도움을 줬다"고 평가했다. 밀러의 정치적 기반은 트럼프 등장 이전부터 마련되어 있었다. 산타모니카 고등학교 시절부터 자유주의적 학교 정책에 반대하는 라디오 방송을 진행했고, 듀크 대학교에서는 보수 동아리를 이끌며 활동했다. 대학 졸업 후 워싱턴DC로 이주한 그는 공화당 의원들의 보좌관과 제프 세션스 상원의원의 입법 보좌관으로 일하며 보수 정치의 경험을 쌓았다.
2016년 트럼프의 예상 밖의 대선 승리 이후 밀러는 대통령 고문 겸 연설문 작성자로 활동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 수립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그는 이민 문제를 서방 "문명" 보호라는 관점에서 프레임화하며 강경한 입장을 주도했다. 2018년 미국 국경의 "무관용 정책"(Zero Tolerance Policy) 수립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는데, 이 정책은 불법 입국자 거의 모두를 체포하도록 규정했다. 그 결과 수천 명의 아동이 부모와 분리되는 참상이 벌어졌고, 광범위한 항의에 직면한 트럼프는 행정명령으로 정책을 변경해야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밀러가 백인 민족주의 수사를 확산시킨다고 비난해왔으며, 2019년 남부빈곤법률센터(SPLC)는 밀러이 백인 민족주의 웹사이트와 이념을 지지하는 이메일을 공개하기도 했다.
밀러의 정책적 영향력은 이민 정책을 넘어 광범위했다. 그는 어린 시절 불법으로 미국에 입국한 이들에게 교육과 취업 기회를 제공하던 "아동기 입국 유예(DACA)" 프로그램 폐지를 위해 캠페인을 벌였고, 결국 2021년 신청자 수용을 중단시켰다. 또한 2017년 무슬림 다수 국가에 대한 여행 금지령, 즉 "무슬림 여행 금지령"이라 불리는 광범위한 비자 제한 정책 추진을 주도했다. 이러한 정책들은 국내외에서 인권 침해 논란을 야기했지만, 밀러은 이를 국가 안보와 문명 보호의 필요성으로 정당화해왔다.
밀러의 비서실장 임명은 정치적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이 1월부터 하원과 상원의 다수당이 되면서 밀러의 백악관 내 역할에 대한 조사가 광범위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밀러은 트럼프의 대량 추방 캠페인의 설계자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이번 임명은 트럼프가 중간선거 패배에도 불구하고 이민 정책에서 더욱 강경한 입장을 취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밀러의 비서실장 취임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방향이 더욱 보수화될 것임을 시사하며, 향후 이민, 국경 관리, 비자 정책 등에서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