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뉴스나우
국제

미국 민주당 의회 장악, 이스라엘 지원 정책 수십 년 만에 재검토 위기

미국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상하원을 장악하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 원조와 정책을 둘러싼 수십 년간의 초당파적 합의가 흔들리고 있다. 이스라엘 비판 진보파 당선인들과 공화당 내 이스라엘 정책 재검토 움직임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미국의 중동 정책이 큰 변화의 기로에 서게 되었다.

미국 민주당 의회 장악, 이스라엘 지원 정책 수십 년 만에 재검토 위기
AI를 활용해 생성된 이미지입니다

미국 민주당이 지난 11월 3일 중간선거에서 상하원을 장악하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수십 년간의 초당파적 지지 기조가 흔들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군사작전과 벤야민 네타냐후 총리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긴밀한 관계가 기존의 견고한 미국-이스라엘 동맹에 균열을 낳았고, 이제 의회의 주도권 변화가 이를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당선된 민주당 후보 중 상당수가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 원조 반대와 미국-이스라엘의 이란전 중단을 공약으로 내세웠다는 점에서 정책 전환의 가능성은 더욱 커 보인다.

민주당의 의회 장악은 이스라엘 원조에 대한 감시 강화,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폭력 사태에 대한 조사, 그리고 트럼프 행정부 인사에 대한 청문회 개최 등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권이 존재하는 만큼 민주당이 주요 정책 변화를 강제할 수 있는 능력은 제한적일 것이다. 미시간주에서 당선된 압둘 엘-사예드는 공화당의 유대인 유권자 회유 시도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비판적 입장을 유지하면서 미국 상원 역사상 첫 이슬람교 신자 의원이 되었다. 이는 미국 정치에서 이스라엘 정책을 둘러싼 종교적, 세대적 분열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흥미롭게도 공화당 진영 내에서도 이스라엘에 대한 전통적 지지를 재검토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J.D. 밴스 부통령은 11월 4일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통해 이번 선거 참패의 원인을 이란전이라고 지적하며, 불만족한 트럼프 지지자들을 되돌리기 위한 네 가지 조치로 '전쟁 종료', '생활비 및 인플레이션 해결', '미국 우선주의', '이스라엘과의 관계 변화'를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11월 3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네타냐후와의 거래를 통해 미국이 이스라엘에 대한 연간 안보 지원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매년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군사 원조를 중단할 법적 권한이 대통령에게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은 상태다.

미국 정치에서 이스라엘 정책은 세대 간 분열의 중심이 되어가고 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공화당 지지자 일부를 포함한 젊은 세대 유권자들은 미국이 이스라엘을 과도하게 지지해왔으며 팔레스타인 주민들에 대한 지지는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미 의회 내 정서도 변하기 시작했다. 지난 9월에는 상원 민주당 의원 47명 중 46명이 트럼프 행정부에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이스라엘 정착민들의 팔레스타인인 폭력 행위 증가에 관한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하도록 강제하는 결의안에 찬성했다. 공화당은 이 법안을 저지했지만, 거의 만장일치에 가까운 민주당의 찬성은 수십 년간의 견고한 초당파적 이스라엘 지지 기조에서 급격한 이탈을 의미한다.

민주당은 앞으로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폭력 사태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메릴랜드주 상원의원 크리스 반 홀런은 이스라엘 원조에 인권 조건을 붙이려는 시도를 주도해온 인물로, "국가의 행동에 관해서는 국제법과 우리의 정책을 일관되게 적용해야 하며, 이스라엘만 예외를 두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는 민주당이 이스라엘에 대한 인권 기준 적용을 강화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발언이다.

그러나 민주당의 권력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 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약했으며, 민주당이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효화하기 위해 필요한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미국의 이스라엘 정책은 행정부와 의회 간의 권력 싸움 속에서 불확실한 미래를 맞이하게 된 셈이다. 수십 년간 유지되어온 초당파적 합의가 깨지는 가운데, 중동 정책의 새로운 방향성을 둘러싼 미국 내 정치적 갈등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