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뉴스나우
정치

여대야소 국회서 필리버스터 전쟁…국힘 28번째 저항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의 조작기소 특검법에 맞서 필리버스터에 돌입했으며, 이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28번째다. 여대야소 정국에서 필리버스터는 24시간 후 강제 종결될 수 있어 법안 통과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며, 국민의힘은 장외투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조작기소 특검법'에 맞서 5일 오후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돌입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국민의힘이 진행한 필리버스터는 이번이 28번째다.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이 첫 주자로 나서 "오늘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죽었다"며 "이재명 독재 공화국이 되어 버렸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야당의 유일한 대항 수단인 필리버스터가 반복되는 것은 현재 국회가 여대야소 구도로 재편되면서 소수당 국민의힘이 법안 통과를 막을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이 제한되었기 때문이다.

조작기소 특검법은 윤석열 전 대통령 재임 시 검찰청, 국가정보원, 감사원 등이 저질렀다고 민주당이 주장하는 조작수사와 조작기소의 진상규명을 위해 특별검사를 임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 법안이 실질적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현 정부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의도라고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박형수 의원은 "이 법안은 어떤 말을 갖다 붙여도 '이 대통령 구하기, 이 대통령 죄 없애주기' 법안"이라며 "대한민국의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이 어떻게 이런 법안을 발의할 수 있나"라고 성토했다. 국민의힘은 이 법안이 헌법을 훼손하는 반헌법적 행위라고 주장하며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여대야소 정국 속에서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는 본질적인 한계를 안고 있다. 국회 규칙상 필리버스터는 24시간 후 재적 의원 5분의 3(180명) 이상의 찬성으로 강제 종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회 구성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그 동조 세력이 이 숫자를 충분히 확보하고 있어 조작기소 특검법은 6일 본회의를 통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국민의힘이 의회 내에서 법안 통과를 저지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이 거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야당은 필리버스터라는 의회 내 저항 수단이 형식적으로만 남아 있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은 의회 내 저항을 넘어 장외투쟁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지금 이 무도한 반헌법적 의회 쿠데타를 일으킨 죄, 민주주의를 파괴한 죄, 헌법을 파괴한 죄"라며 "국민과 함께 기필코 저지하겠다"고 선언했다. 국민의힘은 6일 국회 본관 계단 앞에서 규탄 대회를 개최하고, 7일 서울 경복궁역 근처에서 추가 규탄대회를 열 예정이다. 9일에는 청와대 앞에서 현장최고위원회의 및 1인 시위를 진행하며, 특검법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될 것으로 예상되는 10일에는 청와대 앞에서 의원총회를 개최해 총공세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는 의회 내 저항이 한계에 다다르자 여론 결집과 대중적 저항으로 방향을 전환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이 28번의 필리버스터를 감행한 것은 현 정부가 추진하는 여러 정책과 입법에 대한 야당의 근본적인 불만을 반영한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국민의힘은 특검법, 공소취소법 등 전 정부와 관련된 사안들을 중심으로 계속 필리버스터를 단행해왔다. 그러나 필리버스터의 반복 사용은 이 수단의 실질적 효과를 점점 약화시키고 있다. 의회 민주주의 체계에서 소수당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고안된 필리버스터가 다수당의 강제 종결 규칙 앞에서 상징적 저항에 불과해지고 있다는 점은 국회의 양극화와 정치적 대립 심화를 보여주는 사례다. 향후 조작기소 특검법의 통과 여부와 국민의힘의 장외투쟁 강도가 정치권의 갈등 수위를 어디까지 높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