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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부 내부 분열 심화, 이란 전쟁이 선거 패배 원인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패배한 지 하루 만에 JD 밴스 부통령이 이란 전쟁을 패배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면서 트럼프 행정부 내부 분열이 심화되고 있다. 민주당은 대대적 조사와 탄핵을 예고했으며, 보수 진영 내에서도 트럼프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역사적 대패를 당한 지 불과 하루 만에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 책임 공방이 터져나왔다. JD 밴스 부통령이 4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에 올린 글에서 패배의 가장 큰 원인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시작한 이란 전쟁을 직접 지목하면서 공화당 내부 분열이 가속화하고 있다. 밴스 부통령은 "우리가 패배한 것은 전쟁 때문이다. 대통령 자신도 어젯밤 그렇게 말했다"고 강조하며 이란 전쟁이 상원을 잃는 대가를 치르게 했다고 비판했다. 이는 핵무기 개발을 이유로 전쟁이 불가피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발언이다.

밴스 부통령은 분노한 유권자들을 되돌리기 위한 방안으로 이란 전쟁의 즉각적 종식, 생활비와 인플레이션 문제에 대한 집중, 미국 우선주의 실천, 이스라엘과의 관계 변화 등을 제시했다. 이는 현 행정부의 기본 정책 방향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연회장 공사장에서 기자들을 만나 밴스의 발언에 "대체로 맞는다"고 동의하면서도 "전쟁 자체가 아니라 유가가 주된 이유였을 것"이라며 자신의 책임을 최소화하려는 태도를 보였다. 이같은 엇갈린 입장은 행정부 최고 지도부 간의 갈등이 표면화되었음을 의미한다.

미국 언론들은 선거 패배 이후 트럼프 행정부 내각 일부가 교체될 수 있다는 보도를 잇달아 내보내고 있다. 특히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과 이란 전쟁을 주도한 피트 헤그세스 전쟁부 장관의 교체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헤그세스 장관에 대해 "아니다. 그는 잘하고 있다"고 말하며 당분간 유임시킬 의사를 밝혔다. 한편 선거에서 대승한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 일가와 측근들에 대한 의회 차원의 대대적 조사를 예고했다. 하원 감독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전망되는 로버트 가르시아 하원의원은 "변호사를 선임하라"는 경고 메시지를 남겼으며, 차기 하원의장 유력 후보인 하킴 제프리스도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의 부패 문제에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언급했다.

탄핵 논의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와 로 카나 등 민주당 진보 진영 인사들이 탄핵을 지지해왔으며, 이번 선거 승리를 계기로 탄핵 추진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 우려에 대해 "조금도 안 한다"고 답하면서도 "만약 그들이 그렇게 한다면 민주당을 파멸시킬 것"이라고 위협적 발언을 했다. 미국 헌법상 탄핵소추안은 하원에서 통과되면 상원이 파면 여부를 결정하는데, 상원에서는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민주당이 확보한 상원 의석은 54~56석으로 탄핵 가결에 필요한 67석에는 한참 못 미치기 때문에 실제 파면 가능성은 낮다.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보수 매체들 간의 갈등도 표면화하고 있다. 뉴스코퍼레이션 창업자 루퍼트 머독 일가가 소유한 폭스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을 중간선거 패배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트럼프 지지자로 알려진 앵커 숀 해니티도 이란 전쟁이 없었다면 선거 결과가 달랐을 것이냐는 질문에 "100% 그렇다"고 답하며 이란 전쟁의 영향력을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사설에서 트럼프를 공화당 패배를 설계한 책임자라고 직접 규정하며 보수 진영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전통적으로 트럼프를 지지해온 보수 매체들마저 선거 패배의 책임을 묻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그의 정치적 위기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