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하원 다수당 탈환, 트럼프 행정부 견제 본격화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 250석 이상을 확보하며 의회 권력을 탈환했다. 민주당은 오바마케어 복원, 물가 안정, 관세 폐지 등을 입법 우선순위로 삼으며, 트럼프 행정부와 측근에 대한 전방위적 조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탄핵 가능성도 열려 있으나 실제 파면은 상원의 3분의 2 찬성이 필요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 435석 중 240석 이상을 확보하며 공화당으로부터 의회 권력을 되찾았다. 미 언론들은 최종 개표 결과 민주당의 하원 의석이 250석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이는 공화당의 139석과 비교해 100석 이상의 의석차를 만드는 것이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하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완전 소유 자회사처럼 기능하던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하며 새로운 의회 구성에서의 민주당의 역할 변화를 강조했다. 이번 선거 결과는 트럼프 행정부 2기 후반부부터 의회에서의 권력 균형이 크게 달라질 것임을 의미한다.
민주당이 확보한 하원 다수당 지위는 즉각적인 입법 권한으로 이어진다. 제프리스 원내대표는 우선순위로 건강보험, 물가 안정, 관세 정책 세 가지를 꼽았다. 구체적으로 민주당은 만료된 건강보험개혁법(오바마케어)의 보험료 보조금을 복원하고, 1조 달러 규모의 메디케이드 예산 삭감을 되돌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한 식료품과 휘발유, 주거비 같은 생활물가를 낮추기 위한 입법을 추진할 방침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전 지구적 관세 정책을 폐지하고 통상 정책에 대한 의회의 권한을 회복하기 위한 법안도 신속하게 검토하겠다고 했다. 다만 대통령이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이를 무력화하기 위해서는 양원 각각의 3분의 2 찬성이 필요한데, 현재 의석 구성상 이는 어려운 과제다.
민주당이 1월부터 즉각 추진할 수 있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에 대한 각종 조사다. 차기 하원 감독위원장이 유력한 로버트 가르시아 의원은 "변호사부터 선임하라"며 트럼프 행정부에 선전포고를 했다. 감독위는 제프리 엡스타인 사건과 관련해 공개 청문회를 개최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를 비롯한 가족 구성원들의 사업 거래 의혹을 조사할 계획이다. 이민 문제와 관련해서는 이민단속 요원들의 미국 시민에 대한 강경 진압이 도마에 올 것으로 보이며, 특히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이민 단속 요원에 의해 사망한 미국 시민들의 사건이 1순위 조사 대상이다. 백악관 연회장 건설에 기부한 기업들과 경쟁입찰 없는 계약 사례도 조사 대상에 포함된다.
하원 법사위원회도 광범위한 조사를 계획 중이다. 차기 하원 법사위원장에 유력한 제이미 래스킨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 가족의 사업부터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의 정치화, 기업 합병과 같은 반독점 문제까지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반대자로 간주해온 인물들을 대상으로 추진된 기소와 수사 시도를 조사할 예정이다. 하원 군사위원장에 유력한 애덤 스미스 의원은 국방부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의 지도력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했으며, 이란 전쟁의 비용과 의회 승인 없는 개전 결정을 핵심 의제로 삼을 전망이다. 이처럼 민주당이 주도하는 여러 하원 상임위원회들이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동시다발적 조사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탄핵 가능성도 열려 있지만 실제 파면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원 과반의 찬성이 있으면 탄핵 소추안 가결이 가능하며, 민주당은 자당 의원들만으로도 이를 추진할 수 있다. 제프리스 원내대표는 "우리는 어떤 것도 추진하기로 확정하지 않았고, 어떤 것도 배제하지 않았다"며 탄핵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민생 문제에 집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실제 대통령을 파면하려면 상원 3분의 2의 찬성이 필요한데, 현재 민주당은 상원에서 100석 중 54석만 확보하고 있어 이는 불가능에 가깝다. 차기 법사위원장 유력주자인 래스킨 의원은 "탄핵은 헌법이 마련한 매우 중요한 수단이며, 이익이 비용보다 크다고 판단한다면 이를 사용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으나, "탄핵심판과 탄핵소추안이 엄청난 에너지와 관심을 소모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탄핵을 추진하면) 민주당이 파멸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