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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지령 혐의 민주노총 간부 2명, 항소심도 무죄 확정

북한 공작원으로부터 지령을 받았다는 혐의로 기소된 민주노총 전·현직 간부 2명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지령문에 언급된 사실만으로는 실제 범행을 입증할 수 없다고 판단했으나, 같은 사건의 다른 피고인은 유죄가 확정되어 엇갈린 결과가 나왔다.

북한 공작원으로부터 지령을 받았다는 혐의로 기소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현직 간부 2명이 항소심에서도 무죄 판결을 받았다. 수원고등법원 형사2부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민주노총 경기중부지부 간부 A씨와 전국민주연합노조 전 간부 B씨에 대해 1심의 무죄 판결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법원은 두 사람이 실제로 북한의 지령을 수행했거나 범행을 공모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2018년 9월 석모 전 민주노총 조직쟁의국장과 함께 중국 광저우로 출국하여 북한 공작원을 만나 지령을 받고 귀국한 혐의로 지난해 1월에 기소됐다. 검찰은 두 피고인에게 각각 징역 7년과 8년을 구형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북한 측 지령문에 두 사람이 언급된 사실만으로는 이들이 실제로 지령에 따른 역할을 수행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석씨와 공모하여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도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봤다.

B씨가 북한을 찬양하는 내용의 이적 표현물을 소지한 혐의에 대해서도 법원은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재판부는 단순한 표현물 소지만으로는 이적행위를 할 목적이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죄 판단을 유지했다. 이는 표현의 자유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사이의 균형을 맞추려는 법원의 신중한 해석으로 평가된다. 법원은 피고인의 주관적 의도와 객관적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를 엄격하게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흥미로운 점은 같은 사건으로 기소된 피고인들 사이에서 엇갈린 판결이 나왔다는 것이다. 같은 중국 출국 사건의 핵심 인물이었던 석씨는 북한 지령에 따라 활동한 혐의 등이 인정되어 지난해 9월 대법원에서 징역 9년 6개월과 자격정지 9년 6개월이 확정됐다. 반면 A씨와 B씨는 동일한 사건의 피의자임에도 불구하고 무죄 판결을 받게 되었다. 이는 형사재판에서 개별 책임 원칙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법원은 각 피고인의 구체적인 행위와 의도를 면밀히 검토하여 판단했다는 의미다.

이번 판결은 국가보안법 적용의 엄격성에 대한 논의를 다시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법원이 북한과의 접촉이나 지령문에 언급된 사실만으로는 범죄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때 충분한 증거와 명확한 인과관계를 요구하는 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동시에 피고인의 주관적 의도, 실제 행위, 그리고 그 결과 사이의 직접적 연결고리를 중시하는 법원의 입장을 반영한다. 이러한 판결이 향후 유사 사건들의 재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