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90주 연속 상승인데…'집값 하락' 주장 정면 충돌
이재명 대통령이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가 '놀라울 정도로 떨어지고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해, 유승민 전 의원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90주 연속 상승을 근거로 정면 비판했다. 양측은 부동산 통계 해석을 놓고 첨예한 의견 대립을 보였다.

부동산 시장을 바라보는 정부와 야권의 시각이 정면으로 충돌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서울 주요 지역의 아파트 실거래가가 '놀라울 정도로 떨어지고 있다'고 진단한 반면,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근거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90주 연속 상승하고 있다며 대통령의 인식에 강하게 이의를 제기했다. 이번 논쟁은 객관적 데이터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부동산 시장 평가가 극명하게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대통령은 지난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부동산 관련 객관적 데이터를 국민에게 정확히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주요 지역의 실제 거래 가격이 놀라울 정도로 떨어지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서울 아파트 매물이 빠르게 늘고 거래량은 줄어드는 상황을 언급하며, 일부 통계만으로 시장 상황을 한쪽 방향으로 몰아가는 측면이 있다는 지적도 내놨다. 정부는 부동산 시장이 냉각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유 전 의원은 이 같은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즉각 반발했다.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 눈에는 강남 집값 하락만 보이고 강남이 아닌 수도권의 미친 집값과 전월세는 안 보이는 모양'이라며 정면으로 비판했고, 이어 '이 정도면 이성과 상식이 아니라 무슨 주술이나 세뇌에 가깝다'고 직격했다. 그는 한국부동산원 통계에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90주 연속 상승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전세·월세 가격도 치솟고 있고 풍선효과가 수도권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객관적 데이터와 정확한 정보를 못 보는 사람은 대통령뿐'이라며 통계를 외면하는 정부의 태도를 비판했다.
양측의 주장 차이는 통계 해석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유 전 의원은 강남 지역의 집값 하락과 서울 전체의 가격 흐름을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산하 부동산원 통계에서는 강남 집값이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KB부동산이나 부동산R114 같은 민간 통계에서는 다른 흐름도 관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어느 통계를 기준으로 삼느냐에 따라 부동산 시장 평가가 크게 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강남과 비강남 지역의 가격 움직임이 다르다는 점은 시장 전체를 단순하게 평가하기 어렵다는 것을 시사한다.
유 전 의원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주식은 사라고 부추기면서 주택은 사지 말라고 부추기는 것은 모순이라며, 사고 안 사고는 개인이 알아서 결정하도록 내버려 두라고 주장했다. 또한 부동산 가격을 결정하는 요인으로 수요와 공급, 유동성, 금리, 인구, 부동산 세금과 규제, 건설비용, 분양가상한제 등을 열거하면서, 정부가 집값 하락을 강조하기보다 공급 확대와 불합리한 규제 개선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현재 심각한 전월세 대란으로 고통받는 임차인들을 위해 당장 고쳐야 할 규제와 세금부터 손봐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이번 논쟁은 정부와 야권이 부동산 시장을 얼마나 다르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통계 해석의 차이에서 비롯된 이 갈등은 향후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정치적 논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서울 아파트값이 계속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집값 하락을 강조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 그리고 임차인들의 전월세 부담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정책이 필요한지에 대한 본질적인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