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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집값 통계 엇갈림, 조사 방식 차이가 핵심

강남3구 아파트값을 놓고 공공통계와 민간통계가 정반대 결과를 내놓으면서 부동산 통계 신뢰성 문제가 대두됐다. 각 기관의 표본 크기, 조사 방식, 가격 산정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거래 부진 시기에 격차가 벌어질 수 있으며, 정부의 통계 개입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강남 집값 통계 엇갈림, 조사 방식 차이가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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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부동산 통계의 신뢰성 문제를 지적하면서 부동산 시장의 가격 변동을 둘러싼 통계 격차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난달 서울 강남권 아파트값을 놓고 공공통계와 민간통계가 정반대의 결과를 내놓은 데 따른 것으로,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주택가격이 상승해야 이익을 보는 쪽이 자료 중 일부만 갖고 한쪽 방향으로 몰아가는 측면도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는 부동산 시장의 실제 거래 가격 추이가 정확하게 국민에게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부동산 통계를 둘러싼 논란은 시장의 신뢰도와 정책 수립의 근거가 되는 만큼, 각 기관의 통계 방식 차이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한국부동산원, KB부동산, 부동산114 등 세 기관이 발표한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아파트값 변동률을 비교하면 격차가 상당하다. 서초구의 10월 누적 변동률은 부동산원이 1.21% 하락, KB부동산이 0.01% 하락으로 집계한 반면 부동산114는 0.24% 상승한 것으로 분석했다. 부동산원과 부동산114의 격차는 1.45%포인트에 달한다. 송파구도 부동산원이 0.75% 하락으로 집계했지만 KB부동산은 0.29%, 부동산114는 0.11%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강남구 역시 부동산원과 KB부동산이 각각 1.38%, 0.29% 하락한 반면 부동산114는 0.0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지역의 같은 시기 데이터인데도 상승과 하락 방향까지 갈리는 현상은 과거에 드문 일로, 업계에서도 주목하는 부분이다.

이러한 격차가 벌어지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각 기관의 조사 방식이 다르다는 점이다. 부동산원은 주간 통계 표본으로 3만3500가구를 대상으로 하며, 표본 단지의 실거래 사례나 가격 형성 요인이 비슷한 인근 지역의 거래 사례를 종합해 시세를 산정한다. KB부동산은 가격조사가 가능한 전국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시세를 산출하는데, 지역 공인중개사가 직접 가격을 입력하고 실거래가가 있으면 그 가격을, 없으면 인근 거래 사례를 비교해 산정한 가격을 활용한다. 지난 1월 기준 아파트 표본 수는 6만5698가구로 부동산원보다 훨씬 많다. 부동산114는 지난해 초 시세 산출 방식을 대폭 변경했는데, 이전의 공인중개사 입력 검수 방식에서 벗어나 현재는 인공지능 모델이 개별 단지의 실거래가와 매물 호가를 분석해 시세를 산출한다. 표본의 크기, 자료 수집 방식, 가격 산정 알고리즘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거래가 급감하는 시기에는 기관별 시세 차이가 벌어질 수 있는 것이다.

실제 거래가 없는 단지의 가격을 추정하는 과정에서 조사자의 판단이나 분석 모델이 개입하면서 단기적으로 통계가 엇갈릴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민간통계와 정부 통계가 시차를 두고 수렴해 비슷해지는 것이 과거의 추세다. 실제로 주간 통계에서도 차이가 나타나는데, 지난달 12일 기준 송파구 아파트값 변동률은 부동산원 -0.21%, KB부동산 0.02%로 0.23%포인트 차이가 났고, 같은 달 26일 서초구는 부동산원 0.35% 하락, KB부동산 0.01% 상승으로 0.36%포인트 격차를 보였다. 단기적인 수치 차이만으로 어느 한쪽의 통계가 잘못됐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만 대통령이 언급한 실거래가격과 이들 기관의 시세 변동률은 서로 다른 지표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정부가 부동산 통계에 개입할 경우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 대통령의 지적 이후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8일 한국부동산원과 주택도시보증공사 등 유관 기관장들과 주택통계 신뢰도 제고 방안을 논의했다. 통계의 생산·활용 체계를 개선하는 방안이 다뤄진 것으로 보인다. 정확한 정보 제공을 주문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특정한 시장 판단에 맞춰 통계의 생산이나 해석에 영향을 미칠 경우 과거의 논란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에서도 공공·민간 집값 통계의 격차가 논란이 되자 대통령 지시로 통계 통합과 민간 통계 규제 방안까지 검토한 전례가 있다. 2025년 공개된 감사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정부는 KB부동산 통계의 폐지를 유도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 통계의 독립성과 신뢰도를 유지하면서도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을 찾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