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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시정연설 중 야당 항의로 40초 중단…국회 본의장 긴장 고조

이재명 대통령의 2027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이 국민의힘 의원들의 항의로 약 40초간 중단됐다. 국채 발행과 미래대응기금을 둘러싼 여야 간 견해 차이가 본회의장에서 격렬한 충돌로 표출된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2027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이 국민의힘 의원들의 고성과 항의로 약 40초간 중단되는 이례적인 사태가 발생했다.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이번 연설은 예산 정책을 놓고 여야 간 대립이 심화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이 되었다. 이 대통령이 국채 발행 관련 설명을 하자 국민의힘 의석에서 "말도 안 되는 소리", "왜 신규 채권을 발행하느냐"는 항의 목소리가 터져나왔고, 이어 "재판 재개하라"는 야유까지 나오면서 본회의장의 긴장이 극도에 달했다. 이러한 상황은 최근 대통령의 해외 순방을 둘러싼 여야 간 날 선 공방이 시정연설장까지 확대되었음을 의미한다.

시정연설 중단은 국회 역사에서 찾기 어려운 사례다. 지난해 11월 첫 시정연설 때 국민의힘이 불참 보이콧을 단행했고, 올 4월 추가경정예산 관련 시정연설에서는 이 대통령이 국민의힘 의원들과 악수를 나누는 등 상대적으로 온건한 분위기를 유지했다. 2022년 윤석열 전 대통령 시정연설 당시 민주당이 보이콧했고, 2020년 문재인 전 대통령 시정연설 때는 야당 의원들의 고성으로 연설이 지연된 적은 있지만, 연설이 도중에 완전히 중단되는 일은 없었다. 이번 사건은 현 정부 출범 이후 여야 간 대립이 얼마나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이 대통령의 국채 발행 관련 설명이 야당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킨 배경에는 정부의 재정 정책을 둘러싼 근본적 견해 차이가 있다. 대통령은 "국채를 발행하기는 하지만 국채 순증가분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으나, 국민의힘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전환담에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미래대응기금에 문제가 있다. 국회 통제도 받지 않는 이런 형식의 예산에 대해 공무원들도 당황스러워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정부의 재정 운영 방식에 대한 근본적 의문을 제기했다. 야당이 특히 문제 삼는 것은 국회의 통제를 받지 않는 구조의 예산 편성이 민주적 절차를 훼손한다는 주장이다.

여야 간 대립은 시정연설장 밖에서도 계속됐다. 국민의힘 의원 60여 명은 이 대통령이 국회에 도착하기 전부터 본청 로텐더홀 계단에서 규탄대회를 개최했다. '사법부 겁박 중단', '1400조 나라빚+162조 미래빚더미기금'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인 것이다. 이 대통령이 국회에 도착했을 때 야당 의원들의 규탄 구호 속에서도 가볍게 인사하고 사전환담장으로 이동했으나, 긴장 관계는 해소되지 않았다. 사전환담에서 이 대통령은 "경쟁하는 건 좋은데 경쟁이 전쟁이 되면 안 된다"며 초당적 협력을 당부했지만, 야당의 반응은 차갑기만 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 대통령이 9월 22일 대법관 재제청 거부 이후 처음 만난 조희대 대법원장과의 상호작용이다. 사전환담에 참석한 조 대법원장, 김상환 헌법재판소장, 김호철 감사원장 등 사법부 수장들 앞에서 이 대통령은 조 대법원장과 악수하며 "잘 계세요?"라고 짧게 인사했다. 이는 최근 대법관 인사를 둘러싼 갈등 속에서도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되지만, 근본적인 신뢰 관계가 회복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약 27분간 진행된 이날 시정연설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30차례 박수를 치며 호응했으나, 국민의힘 의원들은 연설이 끝나자마자 단체로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이는 현 정부에 대한 야당의 강한 불만과 거리감을 명확히 드러낸 행동이다. 여야 간 대립이 이 정도 수준까지 심화된 것은 국정 운영의 효율성과 국회의 정상적 기능에 적신호를 의미한다. 앞으로 정부의 주요 정책 추진 과정에서 국회와의 협력이 얼마나 어려워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건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