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러시아 긴급재난 앱 동시 사이버 공격, 허위 방사능 경보 유포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긴급재난 알림 애플리케이션이 사이버 공격으로 허위 알림을 발송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방사능 오염 경보, 러시아에서는 긴급 알림이 해킹당했으며, 해킹 그룹 히트코어가 책임을 주장했다. 동시 공격은 전쟁 상황에서 시민 안전 체계의 취약성을 드러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긴급재난 알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 동시에 사이버 공격 대상이 되어 시민들에게 심각한 혼란을 야기했다. 지난 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당국은 수도 키이우에서 위험 수준의 방사능 오염을 경고하는 허위 알림이 발송됐다고 밝혔다. 러시아 긴급상황부도 같은 날 자국의 긴급재난 애플리케이션이 해킹당했음을 공식 확인했다. 이번 공격은 러시아의 계속된 미사일과 드론 공격으로 인해 긴급 알림에 의존하는 우크라이나 시민들의 신뢰를 흔드는 사건이 되었다.
우크라이나 당국에 따르면 긴급재난 알림 채널은 일요일 늦은 시간 비인가 제3자에 의한 불법 접근을 당했으며, 서비스는 일시적으로 중단되었다. 해당 애플리케이션을 운영하는 기관은 사용자들에게 의심스러운 알림 내 링크를 클릭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 당국이 밤새 서비스를 복구한 후, 방사능 오염, 화학 물질 위협, 키이우 내 공공질서 문제 등을 주장하는 허위 알림들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흥미로운 점은 이 허위 알림들이 영어로 작성되었으나 맞춤법과 문법 오류가 있었고, 러시아어와 우크라이나어가 혼합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일부 허위 게시물에는 해킹 그룹 '히트코어'의 이름이 언급되기도 했다.
러시아 보안 서비스와 연계된 텔레그램 채널 '매시'는 히트코어 대표자들과의 대화를 인용하며 해당 그룹이 이번 공격에 대한 책임을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 주장은 독립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국가 대거짓정보대응센터는 이번 침해 사건을 보도하고 시민들에게 소셜 미디어의 공식 긴급 채널을 모니터링하며 사이버 공격 대응 중에는 물리적 알림(사이렌, 스피커 방송 등)에 의존할 것을 권고했다. 우크라이나 공군 대변인 유리 이나트는 이번 사이버 공격이 우크라이나의 안보 및 방위 작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군이 소셜 미디어 플랫폼 등 독립적인 통신 채널을 통해 실시간 위협 정보를 계속 전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당국도 자국의 긴급상황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 해킹 공격으로 허위 긴급 알림을 발송했다고 인정했다. 러시아 긴급상황부는 공격 주체를 명시하지 않았으나, 전체 공중 알림 체계는 정상 작동 중이며 해당 모바일 앱은 단순 보조 서비스일 뿐이라고 재확인했다. 러시아는 문자 메시지, 미디어 방송, 지방정부의 사이렌 및 스피커 방송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공식 경보를 배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다층적 알림 체계를 갖추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은 계속 악화되고 있다. 전쟁으로 분할된 헤르손 지역의 우크라이나 당국은 지난 2일 새벽 러시아의 드론 공격이 여러 차례 있었다고 보고했다. 이는 인도주의적 휴전이 만료된 직후 발생했다. 헤르손 시에서는 드론 공격으로 인한 폭발로 62세 여성과 73세 남성이 부상을 입어 병원에 입원했다. 헤르손은 드니프로 강을 사이에 두고 러시아 점령 지역과 대면하고 있는 전략적 요충지이다. 이번 사이버 공격과 함께 계속되는 군사 충돌은 우크라이나 시민들의 일상적 위협이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를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