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실 95% 만실인데 적자?…코리빙 기업들의 '수익성 함정'
코리빙 기업 맹그로브가 95% 이상의 높은 객실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025년 2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초기 개발비용과 금융비용 등 구조적 부담이 수익성을 압박하고 있으며, 이는 성장 단계의 코리빙 산업 전반의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국내 코리빙(공유주거) 시장을 주도하는 '맹그로브'가 연평균 객실 점유율 95% 이상의 높은 입주율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다시 적자로 전환했다. 맹그로브를 운영하는 엠지알브이(MGRV)는 2025년 매출 241억원, 영업손실 2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4년 영업이익 50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한 지 불과 1년 만의 일이다. 매출도 2024년 255억원에서 감소했다. 객실이 거의 만실에 가까운 상황에서 어떻게 손실이 발생했을까. 이는 한국의 신흥 코리빙 산업이 직면한 근본적인 구조 문제를 드러낸다.
코리빙 기업들이 높은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적자를 기록하는 이유는 초기 개발비용과 금융비용, 본사 선투자 비용의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신규 지점을 확보하려면 부지 매입과 건설, 시설 조성 등에 막대한 자금이 투입된다. 개발 단계에서는 금융 비용과 사업 추진 비용이 발생하고, 지점이 오픈한 뒤에도 입주율이 안정화되기까지 일정 기간이 필요하다. 운영 매출이 늘더라도 개발 사업의 실적 변동과 본사 투자 부담이 커지면 전체 수익성은 악화할 수 있는 구조다. MGRV 측은 지난해 영업손실이 주력 사업인 임대 운영의 부실 때문이 아니라 선제적 투자 및 개발 부문 비용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MGRV 관계자는 "당사 사업 핵심인 운영 부문은 지속적인 지점 확대와 세대 규모 증가에 따라 매출과 이익 측면에서 단 한 번도 꺾인 적 없이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며 운영 사업 매출이 2023년 99억원에서 2025년 184억원 규모로 2년 만에 2배 가까이 성장했다고 주장했다. 현재 맹그로브는 숭인, 신설, 동대문, 신촌, 창천 등 5개 지점을 운영 중이며, 연평균 객실 점유율은 95%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시장에서 맹그로브의 상품 경쟁력이 우수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2018년 설립된 MGRV는 토지 매입부터 신규 주택 건설 및 운영까지 전 과정을 맡는 한국형 BTR(Build to Rent·건설임대) 사업 모델을 개척해온 선도 기업이다.
MGRV는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2025년 1월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와 5000억원 규모의 임대주택 개발 합작법인을 설립했으며, 동대문·성동·영등포·중구 등 4곳에서 1500실 규모의 신규 프로젝트를 확정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TS인베스트먼트와 HB인베스트먼트로부터 130억원 규모의 후속 투자도 유치했다. 올 1~8월 개발을 위해 검토한 토지 면적만 39만㎡에 달한다. 현재 개발 중인 11개 프로젝트 4200여 세대가 완료되면 맹그로브는 총 17개 지점, 5600명 수용 규모의 대형 임대주택 브랜드로 거듭나게 될 전망이다. 신규 지점들은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오픈할 예정이다.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영역으로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 입주자를 모집한 서울 서대문구 청년안심주택 '맹그로브 창천'은 평균 42.7대 1, 최고 333대 1의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청년층의 주거 수요가 얼마나 높은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맹그로브의 적자 구조는 이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공유주거 브랜드 '에피소드'를 운영하는 SK디앤디의 부동산 운영관리 자회사 DDPS도 에피소드 신촌 등의 입주율이 90% 이상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지난해 매출 863억원, 순손실 43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리빙 기업들이 높은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초기 개발비용과 금융비용, 본사 선투자 비용 부담 등으로 인해 수익성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한국의 코리빙 산업이 성장 단계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높은 점유율은 상품의 경쟁력과 시장 수요를 증명하지만, 급속한 확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초기 투자 비용이 단기 수익성을 압박하고 있다. 코리빙 기업들은 현재 시장 선점과 규모의 경제 달성을 위해 적자를 감수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향후 신규 프로젝트들이 순차적으로 오픈하고 운영 안정화가 이루어지면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