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집속탄·무인기로 '핵 없는 초토화' 전략 가속화
북한이 집속탄두 탑재 미사일, 무인기, 전자기 무기 등 재래식 전력을 잇달아 공개하며 핵무기 없이도 한반도 전장을 압도할 수 있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 러시아 기술 지원을 받은 북한의 현대화된 재래식 무기는 한국군의 공군력과 후방기지를 무력화하는 전략으로 평가된다.

북한이 재래식 무기의 현대화를 통해 핵무기 없이도 한반도 전장을 장악할 수 있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북한은 1일 전술탄도미사일에 탑재한 신형 집속탄두의 '위력 평가 시험' 장면을 공개하며 "초강력 밀도로 초토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31일 실시된 이번 시험에서 북한은 집속탄 탄두에 탑재된 자탄이 사방에서 폭발하는 장면을 선전매체를 통해 공개했으며, 신형 집속탄의 타격 범위가 12헥타르(12만 제곱미터) 안팎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1발의 미사일로 서울광장 9개 또는 축구장 18개 면적을 파괴할 수 있다는 의미로, 광범위한 지역 무력화 능력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군 당국의 분석에 따르면 이번 시험에 사용된 미사일은 평북 정주에서 서해상 표적 섬까지 100킬로미터 미만을 낮은 고도로 비행했다. 전문가들은 최대 사거리 400킬로미터인 단거리 탄도미사일(600밀리미터 초대형 방사포 KN-24) 또는 사거리 120킬로미터 안팎의 근거리 탄도미사일(KN-35)로 분석하고 있다. 휴전선 일대에 배치될 경우 전자는 한국 전역을, 후자는 경기 평택과 오산의 미군기지까지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북한 매체는 항공기 격납고나 탄약고, 포병 진지 등을 모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아치형 지붕 구조물이 집속탄에 파괴되는 모습도 함께 공개해 군사 시설 타격 능력을 과시했다.
북한의 무기 공개 의도에 대해 군사 전문가들은 러시아 전쟁 참전 이후의 전략적 변화를 강조한다. 러시아로부터 기술 지원을 받은 북한은 극초음속 중거리 탄도미사일,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 스텔스 드론을 포함한 무인기, 신형 집속탄 등 최신 전력을 대거 공개하고 있다. 10월 30일에는 우리 군 최전방 감시초소와 자주포로 추정되는 목표물을 무인기로 공격하는 훈련 장면까지 공개했다. 이러한 무기 시연은 핵무기에 의존하지 않고도 재래식 무기와 전술 현대화를 통해 한국군의 정찰·감시 능력과 공군력의 열세를 극복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특히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2~23일 27년 만에 '3차 중대장 대회'를 개최한 것도 의미심장하다는 평가다.
집속탄과 무인기의 결합은 한국군의 가장 큰 강점인 공군력을 무력화하는 전략으로 보인다. 북한의 공군력은 우리 공군에 비해 현저히 열세로, 북한 공군기의 연간 출격 횟수는 수백 회 정도로 우리 공군의 하루 출격 횟수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집속탄 공격으로 공군기지 활주로가 타격을 입으면 한국의 압도적 공군력도 제 기능을 발휘하기 어려워진다. 한국국방연구원의 유지훈 연구위원은 "집속탄은 병력 집결지, 비행장, 군수지원시설 등 넓은 지역에 분산된 표적을 공격하는 데 효과적"이라며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신속한 타격 능력과 집속탄의 광역타격 효과를 결합할 경우 적은 미사일로도 상당한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 군은 요격 체계와 활주로 즉시 복구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북한이 다양한 고도로 여러 미사일과 방사포를 동시에 발사하는 '섞어 쏘기'를 할 경우 대응이 쉽지 않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북한의 위협은 집속탄과 미사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북한이 지난 29일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분류되는 600밀리미터 초대형 방사포 10여 발을 연속으로 발사했으며, 전자기 무기 체계와 정전폭탄 발사 시험도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전자기 무기는 전자파를 방출해 통신 장비와 레이더, 정밀 전자 기기를 무력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후방 기반시설에 대한 드론 공격 위협이다. 우리 군은 충청 이남의 대부분 지역에서 방공 능력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저공 침투 드론을 탐지할 국지방공레이더도 부족한 상황이다. 군 소식통은 "원전 등 후방 사회기반시설의 대드론 방어 능력은 거의 없다"며 "북한이 미사일 섞어 쏘기와 벌떼 드론 공격을 병행할 경우 사실상 대응 방법이 없다"고 우려했다. 북한은 김정은이 2월 9차 당대회에서 제시한 '새로운 비밀병기'와 '특수 전략 자산' 개발 방향에 따라 인공지능 무인공격체계, 위성 공격 능력, 강력한 전자전 무기체계 등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