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 사전투표 5100만명 역대 최대… 트럼프 2기 국정운영 심판 임박
미국 중간선거 사전투표가 5100만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란 전쟁과 고유가·인플레이션으로 공화당이 수세에 몰리면서 민주당이 하원 240석까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양진영이 막판 유세와 인신공격으로 선거판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미국이 3일 중간선거를 하루 앞두고 있는 가운데 사전투표 규모가 역대 최대를 기록하면서 투표 열기가 사상 최고조에 달했다. 데이터 분석 업체 캐털리스트는 지난달 31일 기준 47개 주와 워싱턴의 사전투표자를 약 5100만명으로 집계했다고 미국 CNN 등이 보도했다. 이는 2022년 4590만명이던 역대 최대 사전투표 기록을 크게 경신한 것이다. 이번 중간선거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24년 11월 5일 대선에서 압승한 지 2년 만에 치러지는 선거로, 트럼프 행정부의 국정 운영 전반에 대한 전국적 심판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당별 사전투표 현황을 보면 민주당이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당별 유권자 등록 제도를 시행하는 25개 주에서 현재까지 사전투표자 중 민주당원의 비중이 공화당원보다 약 14%포인트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분석가들은 공화당원들이 전통적으로 사전투표보다는 선거 당일 현장 투표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따라서 사전투표율만으로 민주당의 절대적 우세를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연방 하원 435석 전체와 상원 100석 중 35석을 새로 선출한다. 현재 공화당은 상원 53석, 하원 218석으로 상원 45석, 하원 214석의 민주당보다 의석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이란 전쟁과 이에 따른 고유가, 심각한 인플레이션 등 경제 악재가 겹치면서 판세가 공화당에 불리한 방향으로 기울고 있다. 초당파 선거분석기관인 쿡폴리티컬리포트가 지난달 30일 내놓은 선거 전 최종 분석 전망에 따르면 민주당은 하원에서 최대 240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민주당은 2009년 이후 가장 큰 하원 다수당 지위를 차지하게 된다. 상원에서도 민주당이 기존보다 2∼6석 추가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메인, 알래스카, 캔자스, 아이오와, 오하이오, 미시간, 텍사스 7곳이 초접전 경합지로 분류되는데, 이 중 미시간을 제외한 6개 지역의 현 의석이 모두 공화당이다.
수세에 몰린 공화당 후보들은 선거가 후반부로 갈수록 민주당 후보들을 향한 인신공격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캔자스주의 로저 마셜 공화당 상원의원이 민주당 애덤 해밀턴 후보를 향해 심리적 지배 후 성폭력을 의미하는 '그루밍'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으나, 그는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텍사스주에서는 켄 팩스턴 공화당 후보 진영이 민주당 제임스 탤러리코 후보를 '괴짜'이자 '채식주의자'이며 트랜스젠더 아동에 집착한다고 공격하고 있다. 미시간주에서는 민주당 압둘 엘사예드 후보에 대해 '사악하고 폭력적인 지하디스트'라는 비방이 선거 초반부터 계속되고 있다. 제프 플레이크 전 공화당 상원의원은 뉴욕타임스에 이러한 인신공격이 '끔찍하다'며 '우리는 점점 더 무례하고 거칠고 저속해졌지만, 이번에는 새로운 수준에 도달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월 한 달 동안 26차례의 지역 유세를 소화하며 지지층 결집에 나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합지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몰표를 준 '텃밭'도 적극 다니고 있다. 지난 1일 캔자스와 아이오와에서 예정된 유세를 취소했다가 피로 누적을 지적하는 언론 보도에 격분해 유세를 재개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플로리다주 유세에서 '이것이 내 마지막 유세가 될 줄 알았다. 이제 좀 쉴 수 있을 줄 알았다'며 '이런 짓을 28일 연속으로 하는 건 정말 힘들다. 내 목소리는 지금 49.2%밖에 안 나온다'고 말했다. 민주당도 막판 굳히기에 힘을 쏟고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나서 경합지들을 돌며 트럼프 행정부의 실정을 부각하고 있다. 퇴임한 지 10년이 지나도록 민주당 진영에서 가장 인기 있는 지도자로 꼽히는 오바마 전 대통령은 최근 미시간 디트로이트와 오하이오 클리블랜드 등에서 '너무 오래 이 일을 하는 것 같다'고 말하며 피로를 드러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