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불암 빈소 찾은 연기인들, '국민 아버지'와의 추억 나누다
배우 최불암의 빈소를 찾은 연기인들이 고인과의 추억을 나누고 있다. 이제훈, 김혜수, 유인촌, 채시라 등 함께 작품을 한 배우들이 고인을 애도하고 있으며, 최불암은 2일 여의도 성당에서 장례 미사를 거행한 뒤 파주시에 안장될 예정이다.
배우 이제훈은 1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최불암의 빈소를 찾아 고인과 함께했던 연기 순간들을 되돌아봤다. 이제훈은 지난해 방송된 MBC 드라마 '수사반장 1958'에서 젊은 시절의 박영한 형사를 연기했으며, 최불암은 이 작품에 특별출연해 자신의 마지막 연기를 선보였다. "선생님과 함께 연기했던 순간은 제 연기 인생에서 가장 영광스럽고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추억이 될 것 같습니다"라는 이제훈의 말에는 고인을 향한 깊은 존경심이 담겨 있었다.
이제훈은 최불암을 관찰하며 느낀 점들을 상세히 전했다. "선생님의 정말 편안한 웃음과 행복하게 웃는 어린아이 같은 모습이 제게 큰 귀감이 됐다"며 "'수사반장' 속 박 반장의 모습을 따라 하고 싶어서 선생님을 유심히 관찰하고 어떻게 웃으시는지 많이 들여다봤다"고 회상했다. 그는 또 "친할아버지가 살아계셨다면 이런 모습이지 않았을까 생각했다"며 "선생님이 기대하고 지켜보겠다고 말씀해 주셔서 긴장도 되고,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덧붙였다. 최불암이 보여준 자연스러운 연기와 따뜻한 인품이 후배 배우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배우 김혜수는 지난달 30일부터 사흘째 빈소를 지키며 유족 곁을 살뜰히 지켰다. 김혜수는 1987년 드라마 '사모곡'에서 고인의 아내인 배우 김민자와 모녀로 호흡을 맞춘 것을 계기로 최불암을 '아버지'라고 부르며 가족처럼 가까이 지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친딸처럼 조문객들을 안내하고 유족을 돌보는 김혜수의 모습은 최불암이 연기인들에게 얼마나 사랑받는 존재였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다.
고인과 드라마 '전원일기'에서 22년간 부자 관계로 호흡을 맞춘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날 다시 빈소를 찾아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유 전 장관은 조문이 시작된 지난달 30일에도 빈소를 방문해 고인을 애도한 데 이어 재차 조문하며 깊은 인연을 나타냈다. 원로 배우 강부자도 직접 빈소를 찾아 고인의 넋을 기렸으며, 배우 채시라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추모의 뜻을 전했다. 채시라는 고인과 '여명의 눈동자'(1991~1992), '이별이 떠났다'(2018), '미망'(1996~1997) 등 여러 작품에서 호흡을 맞췄다. 그는 "함께 해주셔서 감사했고 보여주시는 것만으로도 배움이었다"며 "살아 내시느라 많이 애쓰셨어요. 편히 쉬소서"라고 적으며 고인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다.
'국민 아버지'로 불린 최불암은 지난달 29일 향년 87세로 별세했다. 고인은 지난해 3월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은 뒤 재활치료를 받아 건강이 악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발인은 2일 오전 7시 40분 비공개로 엄수되며, 오전 9시 여의도 성당에서 염수정 추기경 집전으로 장례 미사가 거행된다. 고인을 '이모부'라고 부르며 각별하게 여기던 팝페라 테너 임형주가 '아베 마리아'를 노래하며 마지막 인사를 전할 예정이다. 고인은 장지로 향하기에 앞서 생전 전국후원회장을 맡았던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을 마지막으로 찾은 뒤 경기도 파주시 동화경모공원에 안장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