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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꿀알바', 밥벌이의 공포를 초현실적 공포로 표현

넷플릭스 시리즈 '꿀알바'는 빚에 쫓기는 청년이 고액 아르바이트에 뛰어들면서 평범한 일터가 기괴한 생존 게임으로 변모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일상적인 노동 공간에 초현실적 공포를 입힌 작품으로, 공개 1일 만에 글로벌 71개국 톱10에 진입했다.

넷플릭스가 지난달 30일 공개한 8부작 시리즈 '꿀알바'가 일상적인 노동 공간을 기괴한 생존 게임의 무대로 변모시키며 주목을 받고 있다. 빚에 쫓기는 청년이 고액 아르바이트라는 미끼에 걸려 편의점, 영화관, 공사장 등 평범한 일터에서 예측 불가능한 규칙을 따르며 목숨을 건 싸움을 벌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작품은 지난해 전 세계적 인기를 끌었던 '오징어 게임'이 거대한 상금과 경쟁을 통해 생존의 문제를 드러냈다면, 일상적인 밥벌이 속에 숨겨진 공포와 절박함을 기괴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풀어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인공 변혁준은 전세 사기로 1억원을 잃고 이를 만회하려다 빚만 불어난 절박한 상황에 처해 있다. 최저시급의 50배를 준다는 광고를 발견한 혁준은 수상한 인력사무소 '거미인력'을 통해 고액 아르바이트에 뛰어든다. 첫 일터인 편의점에서 그는 '사람 아닌 존재에겐 창고에 있는 십자가로 상대할 것' 같은 기이한 근무 수칙을 마주하게 되며, 이를 어기면 목숨까지 위협받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럼에도 일을 무사히 마칠 때마다 점점 더 커지는 수익에 혁준은 쉽게 일을 그만두지 못하고, 각 에피소드마다 새로운 규칙과 기괴한 존재들이 등장하는 일터로 계속 발을 들이게 된다.

작품은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나폴리탄 괴담'의 문법을 차용하며, 이유를 알 수 없는 규칙을 지켜야 살아남는다는 설정으로 관객의 긴장감을 유지한다. 익숙한 노동 공간을 공포의 무대로 변모시키는 상상력이 돋보이며, 각 에피소드가 독립적인 괴담처럼 펼쳐지면서도 거미인력을 둘러싼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다만 기발한 설정이 매번 치밀한 전개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평가도 있으며, 일부 에피소드에서는 규칙이 만들어내는 긴장감보다 기괴한 사건 자체가 앞서고, 결말 역시 여러 의문을 남기는 측면이 있다.

배우 이재욱은 겁에 질려 도망치고, 넘어지고, 때로는 무릎을 꿇고 빌며 어떻게든 살아남으려는 청년의 모습을 능청스럽게 연기한다. 이는 괴물에 맞서 싸우는 영웅과는 거리가 먼 현실적인 인물상을 보여준다. 오빠를 찾아 나서는 동생 지윤 역의 김민하는 거침없는 말과 행동으로 극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정체를 알 수 없는 거미인력 사장 역의 이희준은 태연한 태도로 섬뜩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이러한 배우들의 공포와 코미디를 오가는 연기는 작품의 주요 볼거리로 작용한다.

김다민 감독은 제작발표회에서 "만국 공통의 언어는 어쩌면 노동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일상적인 일터에 초현실적인 장르의 색을 입히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기획총괄을 맡은 한준희 감독은 대본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질문으로 "먹고 사는 것보다 무서운 게 또 있을까"를 꼽으며, 생계 유지의 절박함이 얼마나 큰 공포인지를 표현하고자 했음을 드러냈다. 이는 현대인들이 경험하는 경제적 불안정성과 노동의 불안전성을 영상화한 시도라고 평가할 수 있다.

공개 1일 만에 플릭스패트롤 집계 기준 넷플릭스 TV쇼 부문 글로벌 3위에 올라간 '꿀알바'는 한국을 비롯해 프랑스, 독일, 브라질, 스위스, 베트남 등 71개국의 톱10에 진입했다. 이는 경제적 어려움과 노동의 불안전성이 전 세계 공통의 관심사임을 보여주는 결과다. 한국 드라마가 글로벌 플랫폼에서 보여주는 이러한 성과는 로컬한 소재를 보편적인 인간의 공포와 절박함으로 승화시킨 창작진의 역량을 증명하는 동시에, 국제 시청자들이 경제적 불평등과 노동의 위험성이라는 현실적 주제에 공감하고 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