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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회, 인권위원장의 '4·3 북한 배후설' 발언 철회·사과 촉구

제주도의회가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의 제주4·3사건 '북한 배후설' 발언을 비판하며 공식 철회와 사과를 촉구했다. 도의회는 국가폭력 피해자 보호를 책임져야 할 인권위원장이 오히려 희생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주장에 빌미를 제공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가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의 제주4·3사건 관련 발언을 강하게 비판하며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도의회는 31일 입장문을 통해 "국가의 공식 진상규명 성과를 흔들고 희생자와 유족에게 다시 상처를 준 이번 발언을 엄중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는 안 위원장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제주4·3사건의 북한 관여 가능성을 시사한 발언에 따른 것으로, 역사적 진실 규명을 위해 오랫동안 노력해온 도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논란의 발단은 지난 29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비롯됐다.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의원(제주을)이 "정부의 제주4·3사건 진상 조사보고서에 북한군이나 김일성 관여를 뒷받침하는 내용이 있느냐"고 질의하자, 안 위원장은 "보고서에는 없지만 역사적 고증은 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이후 김 의원이 "4·3이 북한 공산당이 관여한 공산 폭동이냐"고 재차 묻자, 안 위원장은 "그런 부분은 조사한 바도 없고 구체적인 내용도 모른다"고 했다. 이러한 발언은 정부 차원의 진상 조사를 통해 국가폭력으로 이미 인정된 제주4·3사건에 대해 '북한 배후설'의 여지를 남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제주도의회는 안 위원장의 발언이 역사적 사실을 왜곡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도의회는 입장문에서 "제주4·3의 진실은 희생자와 유족의 증언, 도민사회의 헌신, 학계의 연구와 국가의 공식 진상조사를 통해 밝혀져 왔다"고 강조하며 "특별법 제정과 진상조사 보고서 확정, 국가의 사과와 명예회복 조치는 오랜 세월 진실을 요구해 온 도민과 유족이 이뤄 낸 성과"라고 설명했다. 이는 수십 년간 제주4·3사건의 진실 규명을 위해 노력해온 도민들의 성과를 인정하는 동시에, 이를 훼손하려는 시도에 대한 강한 저항을 드러낸 것이다.

도의회는 특히 국가인권위원장의 발언이 직책의 책임성을 외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가폭력 피해자의 권리를 보호해야 할 국가인권위원장이 오히려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주장에 빌미를 준 것이다. 이는 그 직위에 요구되는 신중함과 책임을 저버린 일"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도의회는 "추가 고증이라는 말로 근거 없는 배후설을 되살리고, 그 해명의 부담을 다시 희생자와 유족에게 떠넘겨서는 안 된다"며 안 위원장에게 해당 발언의 즉각적인 철회와 희생자, 유족, 제주도민 앞에서의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도의회는 국가인권위원회 전체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었다. "국가폭력 피해자의 권리 회복이라는 본연의 책무를 다하고 있는지 엄중히 성찰하라"고 촉구한 것이다. 이어 "도민의 대의기관인 제주특별자치도의회는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의 성과가 훼손되는 일을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향후 이 문제에 대해 계속 주시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제주4·3사건은 1948년 발생 이후 70년 이상 진실 규명을 위한 투쟁이 이어져 온 한국 현대사의 아픈 상처인만큼, 이번 논란이 어떻게 수렴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