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역사상 최대 규모 63억 달러 해킹...북한 정예 해킹부대 의심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63억 달러(약 8조 4005억 원) 규모의 사상 최대 해킹 피해를 입었으며, 국제 전문가들은 북한의 정예 해킹부대 트레이더트레이터가 배후라고 보고 있다. 북한은 탈취한 암호화폐를 핵무기·미사일 개발과 러시아 지원 무기 생산 자금으로 전용하고 있으며, 2025년 누적 탈취액은 최소 135억 달러에 달한다.

세계 최대 규모의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사상 최대 규모의 해킹 피해를 입었다. 바이낸스는 지난 30일 해커들이 63억 달러(약 8조 4005억 원)어치의 디지털 코인을 탈취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암호화폐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해킹 사건으로, 국제 암호화폐 전문가들은 북한의 정예 사이버 공작부대가 배후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이렇게 탈취한 암호화폐를 중국 조직범죄 세력의 자금 세탁망을 통해 현금화하여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 자금, 그리고 러시아에 공급하는 무기 생산 비용으로 전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암호화폐 산업 분석업체인 TRM 랩스는 이번 사건이 북한의 정예 해킹 부대인 '트레이더트레이터'의 소행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트레이더트레이터는 2022년 미 연방수사국(FBI)과 사이버인프라보안국(CISA), 미 재무부가 암호화폐 기업의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IT 담당자를 표적으로 삼는 북한의 금융 전문 사이버 공작 부대로 지목한 집단이다. 북한의 금융 해킹 그룹 중에서도 가장 경험이 많고 정교하게 사이버 공격을 수행하는 집단으로 알려져 있으며, 역대 최대 규모의 암호화폐 해킹 사건 5건 중 3건은 북한이 저지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공격은 지난달 29일 오후 4시쯤(미 동부시간) 시작되었으며, 공격자들은 바이낸스의 암호화폐 지갑에서 60억 달러가 넘는 자금을 빼냈고 대부분은 불과 약 20분 만에 탈취되었다. 약 3시간 뒤 두 번째 공격이 이어졌으며, 바이낸스는 초기에 자사 엔지니어의 노트북이 침해되었을 가능성을 제시했으나 이후 추가적으로 여러 침해 지점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의 규모를 더욱 부각시키는 것은 2025년 이후 북한이 저지른 암호화폐 해킹 범죄의 누적 규모이다. 2025년 2월 또 다른 거래소인 바이비트를 공격해 15억 달러를 탈취한 집단도 트레이더트레이터였으며, 지난달 24일에는 비트겟 거래소에서 3억 8700만 달러(약 5160억 원)를 탈취했다. 영국의 암호화폐 추적 기업인 일립틱은 이번 탈취 규모가 지금까지 알려진 북한의 암호화폐 절도 총액을 거의 배로 늘리는 정도라고 평가했다. 미국의 블록체인 분석 전문기업인 체이널리시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이 2025년 말까지 탈취한 암호화폐 합계는 최소 135억 달러(약 18조 11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북한이 국제사회의 경제제재를 우회하여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필요한 외화를 확보하는 핵심 수단이 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탈취된 자금의 추적 및 동결 과정에서 흥미로운 대비가 드러났다. 바이낸스는 암호화폐 발행사인 서클과 테더 등과 협력하여 약 30억 달러(약 4조 원) 상당의 자금을 동결했다. 이들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특정 주소의 토큰을 동결할 수 있는 기술적 권한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머지 약 33억 달러는 이미 암호화폐 발행사의 통제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TRM 랩스는 분석했다. 해커들은 탈취한 암호화폐를 수천 건의 거래로 쪼개 여러 계정과 경로로 이동시켰으며, 이는 자동화된 프로그램을 이용해 자금의 이동 경로를 복잡하게 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뉴욕타임스는 특히 AI가 이러한 공격 능력을 더욱 확대시켰을 수 있다는 점을 주목했으며, AI 도구를 활용하면 과거에는 고도의 프로그래밍 전문지식을 가진 해커들만 수행할 수 있었던 공격을 더 많은 공격자가 시도할 수 있게 된다고 지적했다.
국제 안보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의 의미를 단순한 금융 범죄를 넘어 국가안보 문제로 평가하고 있다. 미국의 사이버보안 전문 기업인 DTEX의 분석가 마이클 반하트는 "북한은 러시아에 병력, 탄약, 무기 부품을 보냈으며, 이 모든 것은 동일한 자금 조달 체계를 통해 이뤄진다"며 암호화폐 해킹이 단지 피해를 입은 거래소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안보 문제임을 강조했다. 미 국무부도 북한이 사이버 해킹을 통해 제재를 우회해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자금을 마련하고 있으며 국제적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바이낸스는 해킹으로 고객에게 발생한 손실을 회사 자금으로 배상하겠다고 공식 선언했으며, 관련 자금은 이미 별도로 마련해 놓았다고 발표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해킹의 배후가 북한인지 묻는 질문에 "아직 모른다. 조사하고 있다"고 답변했으며, 바이낸스 창업자 자오 창펑은 2025년 10월 트럼프 대통령의 사면으로 형기를 마친 뒤 현재 아랍에미리트에 거주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