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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백악관 핼러윈 파티서 에어포스원 저공비행…주민들 '9·11 악몽' 재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핼러윈 파티에서 에어포스원을 워싱턴 상공에서 저공비행시키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사전 공지 없이 진행된 행사로 시민들이 극심한 공포를 느꼈으며, 202편의 항공편이 지연되는 등 항공 운항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개최한 핼러윈 파티 행사에서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워싱턴디시(DC) 상공에서 저공비행시키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 깜짝 이벤트로 인해 사전 공지를 받지 못한 시민들이 극심한 공포를 느껴야 했으며, 항공 운항에도 심각한 차질이 빚어졌다. 미국 언론들은 이번 사건이 2001년 9·11 테러로 인한 국민적 트라우마를 불러일으켰다고 보도하며, 행사의 적절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는 29일 오후 5시45분 백악관에서 아이들에게 사탕을 나눠주는 핼러윈 행사를 진행하던 중, 에어포스원이 백악관 상공을 저공비행하도록 했다. 대통령 부부는 하늘을 향해 손을 흔들며 비행기를 맞이했으며, 항공기는 이후 한 차례 더 상공을 저공비행했다. 워싱턴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에어포스원의 고도는 122~305미터 수준으로, 비행금지구역에 해당하는 극히 낮은 높이였다. 백악관은 이를 행사를 위한 특별한 이벤트로 기획했으나, 사전에 시민들에게 공지하지 않아 광범위한 혼란을 야기했다.

사전 공지 없이 진행된 저공비행으로 인해 워싱턴 시민들은 극심한 두려움을 느껴야 했다. 뉴욕타임스는 "영문을 알지 못하는 주민들은 깜짝 놀랐고, 일부는 극심한 공포를 느꼈다"고 전했다. 특히 많은 시민들이 2001년 9·11 테러 당시 여객기들이 워싱턴과 뉴욕으로 돌진했던 악몽을 연상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한 전직 미국 외교관은 소셜미디어 X에서 "나 역시 저공비행하는 비행기를 보고 테러 공격인지, 아니면 추락 직전의 비행기인지 의아해했던 워싱턴 시민 중 한 명이었다"고 증언했다. 워싱턴디시 시의회도 성명을 통해 "이번 저고도 비행은 워싱턴 시내 등에 있는 모든 이들에게 15분 전에야 공지됐다. 우리 시의회를 포함해 많은 사람이 놀랐다"고 비판했다.

이번 이벤트로 인한 항공 운항 차질도 상당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백악관에서 직선거리로 약 6.4킬로미터 떨어진 로널드 레이건 공항의 항공기 운항을 일시 중단했으며, 이로 인해 202편의 이착륙이 지연되었다. 워싱턴포스트가 확보한 관제탑 녹음본에는 이날 오후 5시49분께 한 조종사가 "저 비행기는 몇 번이나 더 저공비행을 하는 거냐"고 묻고, 관제사가 "이번이 마지막이기를 바란다"고 답하는 음성이 담겼다. 이는 현장의 혼란과 불안감을 여실히 드러내는 대목이다.

이번 사건은 국가 안보 이벤트의 적절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대통령 전용기의 저공비행은 군사 목적이나 국가 행사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민간인 거주 지역에서 사전 공지 없이 진행되면서 공포와 혼란을 야기한 것이다. 미국 국토안보부와 항공 안전 당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대통령 관련 항공 이벤트의 공지 절차와 안전 기준을 재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9·11 테러 이후 항공 안보에 민감한 미국 사회에서 이번 사건이 얼마나 큰 심리적 충격을 주었는지를 감안할 때, 향후 유사한 이벤트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