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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버스 11시간 밤샘협상 극적 타결…시급 3.2% 인상·주 2일 연속 휴무 합의

경기도 시내버스 노사가 30일 새벽 11시간 밤샘협상 끝에 극적 합의를 도출했다. 시급 3.2% 인상과 주 2일 연속 휴무 도입 등을 합의하며 수도권 출근길 대란을 피했다. 다만 서울과의 임금 격차 해소라는 구조적 과제는 남아있다.

경기도 시내버스 노사가 30일 새벽 2시32분 극적 합의에 도달했다. 전날 오후 3시부터 11시간 이상 이어진 마라톤협상 끝에 총파업 위기를 가까스로 넘겨낸 것이다. 경기 수원시 영통구 경기지방노동위원회 조정회의장에서 이루어진 이번 협상은 도의 심각한 재정난 속에서 노사가 실용적 타협을 선택한 결과로 평가된다. 연장 시한인 오전 3시를 불과 20여분 앞두고 합의서가 테이블 위에 올려지면서 협상장을 지배하던 긴장감이 비로소 해소되었다.

합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준공영제와 민영제 노선 모두 올해 시급을 3.2% 인상하고 소급분은 내년 2월 말까지 지급하기로 했다. 아울러 노동자의 건강권과 휴식권 보장을 위해 주 2일 이틀 연속 고정 휴무제를 도입하고,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독감 예방접종을 실시하며, 연간 무사고 운전자에게 유급 포상휴가 3일을 부여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통해 수원, 용인, 고양, 성남 등 도내 29개 업체 소속 시내·광역버스 4130대(854개 노선)가 첫차부터 평소대로 운행을 시작했고, 서울과 경기도를 잇는 핵심 노선인 광역버스 942대도 차질 없이 가동되면서 수도권 출근길 대란은 피할 수 있었다.

이번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배경에는 노조의 결단이 있었다. 당초 노조는 과거 노사정 합의인 '2026년 1월 1일 서울 버스 동일임금 적용'과 최근 서울 버스 통상임금 소송 판결을 근거로 준공영제 21.56%, 민영제 30%의 대폭 인상을 요구했다. 반면 사측은 경기도의 세수 부족 및 환승 할인·보조금 예산 감액 등 가용재원 급감을 이유로 임금 동결을 고수하며 팽팽하게 맞섰다. 결국 도의 심각한 재정난을 감안한 노조가 당장의 무리한 임금 인상 요구를 철회하는 대신, 향후 서울 버스 통상임금 이슈가 정리되는 시점에 동일임금 수준으로 조율하겠다는 사측과 경기도의 약속을 수용하는 방안을 택했다.

예년과 달리 이번 협상에서는 추미애 경기도지사 등 도 관계자들이 협상장 밖에서의 전형적 개입을 하지 않았다. 협상 타결 후 기념촬영에도 노사 양측과 조정위원들만 참석했으며, 도지사는 참석하지 않았다. 이는 도의 재정 현실을 고려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추 지사는 타결 직후 "도민의 일상과 안전한 출퇴근길을 위해 결단을 내려준 노사 양측에 감사드린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도는 이달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을 통해 버스 보조금·환승 할인 예산 114억원을 삭감한 바 있으며, 내년 시내버스 공공관리제 예산이 사실상 '반쪽' 편성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다만 이번 협상은 서울과 경기 버스 노동자 간의 구조적 임금 격차 해소라는 본질적 과제를 남겼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공공관리제 전면 도입에는 매년 약 1조2000억원 상당의 도 예산이 투입돼야 하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도의 재정난으로 인해 공공관리제 확대는 불발될 가능성이 커졌다. 파업 위기는 넘어섰으나 준공영제 전환 속도와 재정 지원 구조의 근본적 개선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임금 격차를 둘러싼 갈등의 불씨는 언제든 재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노조 관계자는 "수도권 지역 임금 격차 해소를 한 번에 이루지 못한 점은 아쉽지만 도의 어려운 재정 여건을 고려해 노조가 한발 물러섰고, 도와 사측도 서울 동일임금 이행에 대해 진정성 있는 약속을 해 합의에 이르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