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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용지 부족으로 대전 기업들 '줄줄이 떠난다'…악순환 우려

대전에서 성장한 원텍 등 주요 기업들이 잇따라 수도권과 인근 지역으로 이전하고 있다. 산업용지 부족과 투자 기반 미흡이 주요 원인으로, 기업 이탈률이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고 있어 악순환 우려가 제기된다.

산업용지 부족으로 대전 기업들 '줄줄이 떠난다'…악순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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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서 시작한 유망 기업들이 성장 후 수도권이나 인근 지역으로 이전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최근 레이저 기반 의료기기 기업 원텍이 2032년 경기도 과천으로 본사를 옮기기로 결정한 데 이어, 로봇 전문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 자동화 로봇 기업 뉴로메카, 골프존, 타이어뱅크 등 주요 기업들이 잇따라 대전을 떠나고 있다. 이 같은 기업 유출 현상의 근본 원인으로는 산업용지 부족과 투자 기반 미흡이 지목되고 있으며, 지역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원텍의 이전 결정은 상징적 의미가 크다. 1999년 대전에서 설립된 원텍은 2022년 코스닥에 상장되고 이듬해 코스닥150에 편입되며 지역의 대표 유망 기업으로 성장했다. 대전시의 지역혁신 선도기업과 D-유니콘 프로젝트에도 선정되어 각종 지원을 받으며 발전했던 기업이다. 그러나 현재 지역 코스닥 상장사 52곳 중 시가총액 11위에 오른 이 기업도 결국 대전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원텍은 이사회에서 경기도 과천시 막계동 특별계획구역 내 토지와 신축 건물 2445억원 규모를 양수하기로 결정했으며, 2032년 6월 준공 예정인 연면적 4만9587제곱미터의 신사옥으로 분산되어 있던 대전 본사와 판교 지사를 통합 이전할 계획이다.

기업 유출의 패턴을 보면 명확한 특징이 드러난다. 대전의 기업 이탈률은 연평균 0.13%로 전국 평균 0.07%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특히 스타트업 단계를 벗어나 종사자 수 50~99명 규모로 성장한 중소기업들이 주로 떠나는 상황이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지난 6월 본사를 세종으로 이전했고, 뉴로메카는 2023년 대전 공장을 포항으로 옮겼다. 골프존, 타이어뱅크 본사, 화장지 브랜드 '잘 풀리는 집'으로 알려진 미래생활 등도 모두 대전에서 서울이나 세종으로 떠났다. 이러한 기업들이 이탈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과학·기술 기반 벤처기업들은 벤처캐피털 자원이 집중된 서울로 이동하는 한편, 생산시설 확충이 필요한 제조업은 용지 확보가 쉽고 지가가 낮은 인근 충청권으로 이주하고 있다.

산업용지 부족 문제가 기업 이탈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다. 대전시가 추진 중인 유성구 안산동 안산국방산업단지 조성 등 산업용지 공급 사업이 수년째 지연되면서 부지를 필요로 하는 기업들의 발길이 돌아서고 있다. 한 대전 창업 기업 관계자는 "산업단지 조성 소식이 나오면 입주 의향서를 준비하지만, 공급이 늦어지다 보니 기업들도 다른 지역으로 이전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며 "지역에 남아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것보다 수월하지만, 부지가 없으면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토로했다. 산업용지 공급 지연이 계속되면서 기업들의 이탈은 악순환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더욱 심각하다.

유망 기업들의 이탈이 지속될 경우 대전의 경제 기반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세수 기반이 악화하면 산업용지 조성을 포함한 각종 지역 사업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고, 이는 다시 부지를 찾지 못한 기업들의 추가 이탈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민간 기업의 이전 결정을 행정이 막을 수는 없지만, 일부 조직이라도 지역에 잔류할 수 있도록 건의하고 지원책을 모색하고 있다"며 "산업용지 부족 문제 해결에는 장기간이 소요되는 만큼 단기적인 대책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대전이 성장한 기업들을 붙잡기 위해서는 산업용지 공급 사업의 신속한 추진과 함께 투자 생태계 조성, 규제 완화 등 다각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