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 국정조사 둘러싼 여야 전면전, 탄핵 vs 정치보복 대립
더불어민주당이 헌정사상 처음 현직 대법원장을 겨냥한 국정조사를 추진하면서 여야가 정면 충돌하고 있다. 민주당은 12월 초 국정조사 착수를 계획하며 객관적 근거 마련을 강조하지만 당내 강경파는 탄핵 동시 추진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를 '정치보복'이라 규정하며 필리버스터 등으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헌정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법원장을 겨냥한 국정조사에 시동을 걸면서 여야 간 정면 충돌이 심화되고 있다. 민주당은 다음 달 5일 국회 본회의에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보고한 뒤 1~2주 후 계획서를 의결해 12월 초 조사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대법원장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절차라는 입장이지만, 야당인 국민의힘은 이를 탄핵의 사전 단계로 보고 "사법부를 겨냥한 정치보복"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국회는 필리버스터와 장외투쟁 등 극한 대치 상황으로 치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지도부는 국정조사의 당위성을 강조하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민석 대표는 28일 당 공식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과거 탄핵 사례와 비교할 때 여론의 지형과 국민들에게 쟁점이 충분히 전달됐는지를 고려하면 좀 더 객관적인 근거를 다져 나가야 한다"며 국정조사 추진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조희대 사법부에 대한 문제의 디테일이 아직 충분히 전달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것들을 점검하고 전달하는 과정을 더욱 충실히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한병도 원내대표도 대법관 공백 장기화, 계엄 당일 심야 간부 회의 내용, 업무추진비와 현금 격려금 집행 적정성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국정조사의 필요성을 부각했다. 이는 당내 강경파의 즉각적인 탄핵 추진 요구를 제어하면서도 사법부에 대한 의혹을 규명하려는 이중 전략으로 해석된다.
그럼에도 민주당 내 강경파의 탄핵 요구는 계속되고 있다. 이성윤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조희대 법원이 사법 쿠데타에 준할 정도로 정치 영역에 전방위적으로 개입하고 있지만 당의 대응이 너무 느슨하다"며 "한시라도 빨리 탄핵에 착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민수 최고위원도 "당내에서는 국정조사보다 신속하게 탄핵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소속 서영교 법제사법위원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정조사는 국정조사대로 진행하면서 탄핵의 절차를 어떻게 할 것인가가 중요하게 논의될 것"이라며 국정조사와 탄핵의 동시 추진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는 당내 이견을 조율하려는 시도로 보이지만, 향후 탄핵 추진 속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국정조사를 탄핵의 발판 마련으로 보고 전면 반발 태세를 갖추고 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이 진행하는 국정조사는 한 사람에 대한 집요하고 악독한 폭력"이라며 "국민의힘은 이 야만적인 폭력에 단호히 맞서 싸우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더 나아가 "사법부도 여러분이 가진 권한을 이용해 무도한 폭거에 저항하라"며 "이재명 대통령의 5개 재판을 속개할 것을 촉구한다. 이 저항은 정당방위"라고 주장했다. 박충권 수석대변인은 국정조사를 "이름만 바꾼 탄핵, 국정조사로 포장한 사법부 겁박"이라고 규정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또한 한국사회여론연구소의 여론조사에서 탄핵 반대가 찬성보다 높게 나온 점을 근거로 "국민 여론은 이미 분명한 경고를 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국정조사를 단순한 사법 감시를 넘어 정치적 보복으로 규정하고 있다.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겉으로는 대법관 재제청 거부를 핑계 삼았지만, 실상은 이 대통령의 선거법 재판을 파기환송했던 사법부를 향한 정치적 보복"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더 나아가 "오세훈 서울시장 무죄 선고 직후 대법원장부터 제물로 삼아 내년도 법관 인사의 판을 통째로 흔들겠다는 사법 장악의 신호탄"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국정조사가 단순히 현 대법원장의 의혹 규명을 넘어 향후 사법부 인사권 장악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야당은 필리버스터와 장외투쟁 등 다양한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며, 향후 국회에서 극한의 정치적 대립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