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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일타강사 수십억 계약은 경영재량"…사교육업계 특수성 인정

서울고등법원이 사교육업체의 일타강사 수십억원대 계약금 지급을 경영상 재량으로 인정했다. 법원은 강사 이탈 시 연쇄적 수강생 이탈이 발생하는 사교육업계의 특수성을 고려해 판단했으며, 윤성혁 전 대표의 과도한 계약은 정당하다고 봤다.

법원 "일타강사 수십억 계약은 경영재량"…사교육업계 특수성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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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업체가 유명 강사를 붙잡기 위해 수십억원대의 계약금을 제시하는 것이 배임이 아닌 정당한 경영상 재량이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이는 사교육업계에서 한 명의 일타강사가 떠나면 그 강사의 수강생뿐 아니라 같은 학원의 다른 강사들의 수강생까지 연쇄적으로 이탈하는 특수한 산업 구조를 법원이 처음으로 공식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고등법원 민사16-2부는 지난 8월 사교육업체 에스티유니타스가 윤성혁 전 대표를 상대로 제기한 119억 8080만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에서 2억 7819만원과 지연이자만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는 1심 판결액인 약 8억 6648만원보다도 훨씬 줄어든 규모다.

에스티유니타스는 공무원 시험 준비 학원인 공단기, 경단기 등으로 알려진 대형 사교육업체다. 이 회사는 이선재, 박선우, 전홍철, 이승헌, 최정윤 등 유명 강사들과 전속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금의 일부를 특이한 방식으로 제공했다. 강사들에게 현금이 아닌 회사 주식으로 계약금을 주되, 약속한 기한까지 회사가 상장하지 못하면 강사들이 최초 인수가액으로 주식을 되팔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른바 풋옵션 조건이었다. 이는 회사가 상장에 실패하더라도 강사들의 손실을 막아주는 방식으로, 강사들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회사의 노력이었다.

문제는 회사의 자금 사정이 악화되면서 발생했다. 에스티유니타스는 2017년 미국의 교육기업 튜터닷컴을 인수하면서 회사채 900억원을 발행했으나, 약정했던 영업이익 200억원 이상을 달성하지 못했다. 이에 2018년 4월 NH투자증권으로부터 640억원의 투자를 추가로 유치했는데, 투자자는 강사들이 보유한 150억원 이상의 풋옵션 행사 위험을 제거할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이 요구를 받은 윤 전 대표는 회사 대신 개인이 강사들의 풋옵션 요청에 응하기로 합의를 변경했다. 투자 유치를 위해 회사의 위험을 개인이 떠안은 셈이다.

2020년 4월 윤 전 대표가 회사 경영권을 1300억원에 매각한 후, 그해 6월부터 9월 사이에 강사들과 계약을 연장하면서 풋옵션을 실효시켰다. 당시 한 강사는 2024년부터 2029년까지 5년간 총 계약금 130억원(선지급금 120억원)과 연간 보장 강사료 53억원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재계약했다. 다른 강사도 계약금 31억원에 연간 강사료 16억~24억원, 연구비 2억원 등의 조건을 받았다. 회사는 이러한 과도한 계약이 윤 전 대표가 개인적인 풋옵션 리스크를 없애기 위한 것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회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이들 금액이 기존 강사계약에 따른 지급액과 중복해 지급됐다거나 오로지 개인의 풋옵션 채무를 면하기 위해 지급됐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대신 법원은 한국사 강사 전한길의 사례를 근거로 제시했다. 전한길은 과거 이 회사에서 강사로 활동하다 풋옵션 행사를 요청했으나 회사가 응하지 않자 위약금을 감수하고 2020년 5월 경쟁사인 메가스터디교육으로 이적했다. 법원은 "연장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면 주요 강사의 이탈을 방지하려고 별도의 재계약 조건을 제시하거나 풋옵션 문제를 해결해야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강사의 이탈 시 매출 감소, 고객 이탈 및 대체 강사 확보비용 등을 부담할 위험이 있었고, 이러한 위험이 추상적인 것에 불과하지 않은 것은 전한길 강사의 이적 사례에서 잘 드러난다"고 강조했다. 또한 "사교육 강사의 영향력은 강사 개인의 수강생 수와 직접 수익만으로는 판단할 수 없고, 그로 인해 같은 업체의 다른 강사들도 수강생을 모집하게 되는 간접적인 효과도 따져야 한다"며 사교육업계의 특수성을 인정했다. 결국 법원은 윤 전 대표가 자신의 부모를 회사 직원으로 등재해 부당하게 임금을 지급한 행위만을 손해배상 사유로 인정하고 2억 7819만원 배상을 명령했다. 양측은 모두 대법원에 상고했으며, 사건은 대법원에서 최종 정리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