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최대 실적에도 경쟁사 추격 가속…점유율 격차 축소
SK하이닉스가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발표했으나, HBM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추격이 급속화하고 D램 부문에서 마이크론과의 점유율 격차가 1%포인트까지 축소되었다. 중국 창신메모리의 약진까지 겹치면서 경쟁 심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술 고도화와 고객사 다변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SK하이닉스가 사상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사들의 추격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특히 회사의 실적을 주도해온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급속도로 점유율을 높이고 있으며, D램 부문에서는 마이크론이 턱밑까지 따라붙었다. 중국의 창신메모리(CXMT)도 3년 사이 급성장하면서 SK하이닉스의 독점적 지위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SK하이닉스가 기술 고도화와 고객사 다변화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HBM 시장 주도권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2분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글로벌 HBM 점유율 격차는 49%포인트였다. SK하이닉스가 64%를 차지했고 삼성전자는 15%에 불과했다. 그러나 1년이 채 되지 않은 올해 2분기에는 이 격차가 17%포인트로 급격히 좁혀졌다.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은 여전히 1위이지만, 삼성전자는 2배 이상 점유율을 늘려 현재 40%에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엔비디아 공급망에 HBM4를 본격적으로 납품하면서 투톱 경쟁 구도가 형성된 것이다.
HBM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는 SK하이닉스가 누렸던 초고마진 체제의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SK하이닉스가 거의 독점적으로 공급해온 HBM에 대해 경쟁사들이 설비 투자를 확대하고 생산 능력을 강화하면서, SK하이닉스가 누렸던 가격 결정력이 점차 희석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업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는 향후 실적에 직결되는 문제로, SK하이닉스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경영진의 대응이 시급한 상황이다.
D램 시장에서의 경쟁도 심각하다. 올해 2분기 글로벌 D램 시장에서 마이크론은 24%의 점유율을 기록해 SK하이닉스(25%)를 단 1%포인트 차로 추격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고부가가치 제품인 HBM과 고성능 서버용 DDR5에 생산 능력을 집중하는 사이, 마이크론이 D램 시장에서 기술 경쟁력을 높여 점유율 격차를 거의 없앤 것이다. 더욱 주목할 점은 중국의 창신메모리다. 3년 전만 해도 미미했던 이 회사가 범용 D램과 내수시장 공세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10%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이는 SK하이닉스가 여러 방향에서 동시에 압박을 받고 있다는 의미다.
AI 시장 변화도 SK하이닉스에 새로운 위협이 되고 있다. 그간 엔비디아의 AI용 GPU를 주로 사용해온 빅테크 기업들이 최근 비용 부담을 이유로 맞춤형 GPU와 칩을 직접 주문하는 추세로 돌아서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같은 특정 빅테크 고객사에 대한 HBM 매출 의존도가 매우 높은 구조다. 만약 엔비디아의 주문 물량이 감소한다면 SK하이닉스의 실적은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업계 전문가들은 SK하이닉스가 이러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적극적인 전략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AI 시장이 향후에도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SK하이닉스가 경쟁사보다 발빠르게 차세대 HBM 개발과 양산에 돌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엔비디아 등 특정 빅테크에 치중된 의존도를 낮추고 다양한 고객사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SK하이닉스의 미래는 기술 고도화와 고객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