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연쇄 해킹 확산…북한 IP 440만건 접근 탐지
대신증권 고객 3만8490명의 개인정보 유출을 시작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 빗썸 등 금융권이 연쇄 해킹 피해를 입었다. 해킹 과정에서 북한 IP 440만건의 접근이 탐지되면서 조직적 사이버 공격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숙박업계까지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금융권을 겨냥한 대규모 해킹 사태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보안 체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8일 대신증권, 미래에셋자산운용,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이 잇따라 해킹 피해를 입었으며, 이 과정에서 북한으로 추정되는 인터넷 프로토콜(IP) 대역의 접근 시도가 440만건을 넘게 탐지된 것으로 확인됐다. 은행권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이어 증권과 가상자산 거래소까지 피해 범위가 확대되면서 금융권 전체에 대한 조직적 공격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신증권은 고객 3만8490명의 개인정보가 외부로 유출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유출된 정보는 고객 이름, 이메일, 주소, 계좌번호 등 8개 항목으로, 금융거래에 필요한 핵심 정보들이 포함되어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웹 시스템에서 외부의 비정상적인 접근 정황을 감지하고 즉시 접근 경로를 차단했으며, 고유식별정보와 개인 신용정보 유출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빗썸은 전날 사내 모바일 그룹웨어 시스템에 외부에서 접근해 임직원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실을 인지했다. 금융감독원은 대신증권과 빗썸에 현장 점검반을 파견해 침해 사고의 규모와 경위를 파악하는 데 나섰다.
당국의 긴급 대응이 이어지고 있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28일 오후 송기호 3차장 주재로 금융위원회 관계자들과 긴급 대응회의를 열어 피해 규모와 추가 확산 방지 방안을 논의했다. 경찰도 증권사와 가상자산거래소 해킹 사건에 대해 내사에 착수했으며, 경찰 관계자는 "10월 초 발생했던 금융권 해킹 사건과 동일한 인물에 의한 공격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조직적이고 지속적인 사이버 공격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특히 해킹 과정에서 북한 IP가 탐지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국가 차원의 사이버 위협에 대한 대비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보안 전문가들은 북한 IP 탐지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보안 업계 관계자는 "북한 IP라는 것만으로 공격 주체를 북한 해커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440만건을 넘는 북한 IP 접근 시도는 무차별적인 공격 시도이거나 특정 대상에 대한 집중 공격일 가능성이 있다. 금융권 해킹이 국가 차원의 사이버 위협인지, 아니면 개별 해킹 집단의 범죄인지를 규명하는 것이 향후 대응 방향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을 넘어 숙박 업계까지 해킹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여기어때, 카카오 등 숙박 예약 채널 75곳과 숙소 5만여 곳을 연결하는 IT 기업 '온다'에서 예약 정보 최대 2만5000건이 유출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2~13일 온다의 호텔 예약 관리 시스템 '호텔플러스'에서 외부인에 의해 예약 정보가 무단 조회됐으며, 온다는 14일 이를 발견해 접근 경로를 차단했다. 이는 금융권뿐만 아니라 개인정보를 다루는 다양한 산업 분야가 조직적인 사이버 공격의 대상이 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번 연쇄 해킹 사태는 국내 금융권과 관련 산업의 정보보호 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점검을 요구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피해 규모의 파악과 추가 피해 방지에 집중해야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사이버 공격의 출처 규명과 그에 맞는 대응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금융감독원과 경찰, 국가안보실 등 관련 부처가 협력하여 사건의 전모를 파악하고, 금융기관들의 보안 체계를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