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적법성 위장한 허위문서 작성…강의구 전 부속실장 징역 1년 6개월 확정
비상계엄 선포의 적법성을 위장하기 위해 허위 계엄선포문을 작성한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에 대해 대법원이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최종 확정했다. 허위공문서 작성과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혐의는 유죄로, 일부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이를 합법적으로 보이기 위해 허위 계엄선포문을 작성한 혐의로 기소된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에 대해 대법원이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확정했다. 대법원 1부는 27일 허위공문서 작성과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강 전 실장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이로써 2024년 12월 3일의 비상계엄 선포 과정에서 벌어진 문서 위조 사건의 사법부 판단이 최종 확정된 것이다.
강의구 전 실장은 비상계엄이 해제된 직후인 2024년 12월 6일 계엄 선포문의 표지를 뒤늦게 작성해 윤석열 전 대통령, 한덕수 전 국무총리,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부서(서명)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특수부는 이것이 비상계엄 선포가 사전에 부서한 문서에 의해 적법하게 이뤄진 것처럼 보이게 하려는 의도로 판단했다. 실제로 비상계엄 선포 당시 필요한 서명과 부서가 미리 준비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은폐하기 위한 사후 조작이라는 의미다.
강 전 실장은 허위 선포문을 작성한 후 한 전 총리로부터 "사후 문서가 만들어진 게 알려지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을 받고 이를 무단으로 폐기한 혐의도 받았다. 이는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과 공용서류손상 혐의에 해당한다. 1심 재판부는 지난 5월 이러한 혐의들을 유죄로 인정하며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으며, 2심도 이 판결을 유지했다. 대법원 역시 허위 선포문이 비상계엄 선포 전에 필요한 부서가 없었음에도 있었던 것처럼 보여주는 내용이며, 강 전 실장에게 명확한 범행 의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들은 일부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판단을 유지했다. 비상계엄이 국무회의 심의를 거친 것처럼 보이게 할 의도로 허위 선포문을 작성했다는 점은 선포문에 이에 관한 내용이 직접 담기지 않았다는 이유로 인정하지 않았다. 또한 사후 선포문을 행사한 혐의도 무죄로 봤는데, 강 전 실장이 이 문서를 사무실 서랍에만 보관했을 뿐 실제로 배포하거나 사용하지 않았으므로 공공의 신용을 해하지 않았다는 판단이었다.
1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하는 고위 공무원임에도 비상계엄이 대통령의 서명과 국무위원의 부서가 담긴 문서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하자를 인지한 후 이를 은폐하기 위해 당초 배포된 선포문에 없던 표지를 새로 작성했다"며 "죄책이 무겁다"고 질타했다. 이는 국가의 중대한 정치적 결정인 비상계엄의 적법성을 허위 문서로 위장하려 한 행위의 심각성을 강조한 것이다. 이번 판결은 12·3 비상계엄 사건의 사법 판단이 계속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 고위 관계자의 문서 위조 혐의에 대한 사법부의 엄격한 태도를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