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참사 4주기 앞두고 드러난 지휘부 공백…윤·이상민 직접조사 추진
이태원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27일 중간 보고회를 열고 정부의 재난 대응 지연과 책임 회피 의혹을 드러냈다. 행정안전부의 보고 지연, 용어 변경, 중대본 가동 시각 거짓 보고 등이 확인되었으며, 경찰과 소방의 현장 대응 부실도 지적되었다. 특조위는 오는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을 직접 조사할 예정이다.
10·29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가 참사 당시 정부의 재난 대응 지연과 책임 회피 의혹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이태원 특조위는 2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중간 보고회를 열고 지난 2년간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으며, 오는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을 구치소 등에서 직접 조사할 계획을 밝혔다. 특조위는 경찰, 소방, 용산구 등 관계기관의 미흡한 대응을 도마 위에 올리며 국가 재난 대응체계의 근본적인 결함을 지적했다.
2022년 10월 29일 발생한 이태원참사는 159명의 사망자와 196명의 부상자를 낸 대규모 압사 참사였다. 특조위의 조사에 따르면 정부의 대응 과정에서 심각한 시간 지연이 발생했다. 행정안전부 상황실은 오후 10시 48분에 참사를 인지했지만 이상민 당시 장관에게는 43분이나 지난 후에야 처음 보고되었다. 더욱 문제적인 것은 오후 11시 21분에 대통령 지시가 내려졌음에도 행정안전부가 이를 55분 동안 전파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특조위는 당시 상황실에서 "대통령 지시를 전파하면 행안부가 재난부처가 될 것 같다"는 발언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이것이 책임 회피 의식의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행정안전부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가동 시각도 거짓으로 보고된 것으로 드러났다. 행안부는 30일 오전 2시 30분에 중대본을 가동했다고 발표했지만, 이는 설치를 결정하는 회의가 시작된 시각일 뿐이었다. 실제 중대본의 첫 회의는 30일 오전 10시에 열렸다는 것이 특조위의 조사 결과다. 특조위는 또한 이상민 전 장관이 국가의 책임을 우려해 공식 용어를 변경하도록 주도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상민 전 장관은 '참사'와 '희생자'라는 표현을 각각 '사고'와 '사망자'로 바꾸도록 제안했고, 이것이 국무총리 동의와 대통령 보고를 거쳐 최종 정리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용어 변경은 국가의 법적 책임을 축소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경찰의 현장 대응도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냈다. 특조위에 따르면 경찰은 참사 당일 오후 10시 기준 120명을 배치했지만, 이 중 49명이 마약 단속 형사였으며 인파 관리용 경비기동대는 투입하지 않았다. 당시 경비기동대와 용산서 경비 인력은 용산 대통령실 집회 현장에 투입된 상태였다. 더욱 심각한 것은 참사 전 압사 위험을 알리는 112 신고가 11건 접수되었음에도 경찰이 현장에 출동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참사 후 추가로 117건의 신고가 접수되었지만 경찰은 현장 확인 지시나 경비기동대 요청을 하지 않았다. 소방 역시 압사 위험 신고를 단순 질서 유지 요청으로 기록했으며, 용산소방서장이 현장 지휘권을 선언하기까지 약 39분이 걸렸다. 용산구는 골목 내 불법 구조물을 방치했고, 압사 위험 신고가 이어지던 시간대에 재난 담당 인력을 전단지 제거 작업에 동원했다.
특조위는 앞으로 서울시의 역할에 대한 구체적인 조사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유족 측이 서울시가 재난관리책임기관인데도 별도 쟁점으로 다루지 않은 이유를 지적하자, 특조위는 "용산구와 행안부 조사 이후에 구체적인 조사를 계획 중"이라며 "참사 전 위험 파악·대비 여부와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부재했던 가운데 부시장의 지휘 상황 등을 조사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송두환 이태원 특조위원장은 "남은 조사 기간 핵심 과제에 역량을 집중하고 조사 과정과 결과를 충실히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특조위의 조사에서 범죄 혐의가 드러나면 고발이나 수사 요청을 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희생자의 사망 경위와 피해자 상황에 대한 추가 분석도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