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공장 화재 현장 지휘관 진입 판단에 '의문점 있다' 소방청장 인정
최용철 소방청장은 국정감사에서 부천 공장 화재 당시 현장 지휘관의 진입 판단에 '많은 물음표가 있다'고 인정했다. 화재 당시 폭발 위험이 확인되고 건물 내 인명이 없었음에도 소방대원이 투입되어 1명이 순직한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최용철 소방청장이 소방관의 목숨을 잃게 한 부천 공장 화재 당시 현장 지휘관의 진입 결정에 대해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2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최 청장은 더불어민주당 채현일 의원의 질의에 답하면서 "현장 지휘관의 진입 판단에 많은 물음표가 있는 부분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는 화재 당시 폭발 위험이 확인되었고 건물 내부에 인명이 없는 상황에서도 소방대원이 투입된 점에 대한 지적에 대한 답변이었다.
채 의원은 무전 녹취록을 근거로 들며 "폭발 위험이 확인됐고 내부에 사람이 없는데도 굳이 대원이 투입됐다"고 지적했다. 공개된 무전 기록을 보면 화재 신고 접수 6분 만인 지난 16일 오전 8시 44분쯤 부천소방서 간부는 "건물 3~4층에서 연기 발생. 공격 전술로 현장에 임하겠다"고 지시했다. 그러나 현장 대원들은 곧바로 3층이 도장공장이며 내부에 인화물질이 있을 가능성을 보고했음에도, 지휘부는 이 보고 4분 후 "공격 전략으로 화재 진압에 임하겠다"고 재확인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었다.
다만 최용철 청장은 "공격 전술을 할 것인지 등 진화 전략은 현장 지휘관이 판단하는 부분"이라며 일부 책임을 현장 지휘부에 돌렸다. 그는 또한 "아직 합동조사가 끝나지 않았고 전문적이고 객관적으로 조사하고 있다"며 "사전에 상황실로부터 위험물이 있다는 정보는 무전 녹취록을 통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소방청은 지난 20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관계자, 국립소방연구원, 외부전문가, 소방노조 등이 참여하는 합동조사단을 구성했으며, 30일간에 걸쳐 초기 상황 대응부터 화재 진압·구조 활동 전반을 조사할 예정이다.
이번 화재는 지난 16일 오전 8시 38분쯤 부천시 오정구 내동의 금속 사출 인쇄공장에서 발생해 2시간 28분 만에 진화됐다. 이 불로 김진석 소방위가 순직했고 7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건 이후 소방청은 현장에서의 의사결정 과정과 안전 절차 준수 여부를 중점적으로 조사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 청장은 "철저하고 객관적으로 조사해서 문제가 있는 경우 그 부분에 대해 충분한 쇄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채 의원은 이미 경북 문경 화재로 소방관 2명이 순직한 후 대원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재난현장 표준작전절차(SOP)가 개정됐지만, 현장에서는 제대로 적용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방어적 진압을 했을 때 사후 재산 피해에 대한 민원과 책임 추궁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것 같다"며 소방대원의 생명 보호를 위해 민·형사상 면책 특례를 위한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제기했다. 이는 현장 지휘관들이 안전을 우선시하는 방어적 진압 방식을 선택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법적·행정적 책임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소방청의 조사 결과와 함께 이러한 제도 개선이 향후 소방대원의 안전을 얼마나 실질적으로 보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