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선 투표 2시간 연장…보우소나루 '선거 무효' 주장
브라질 대선 결선투표에서 투표 시간이 2시간 연장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룰라 대통령 측의 대중교통 차질 호소로 인한 결정이었으나, 낙선한 보우소나루 의원은 선거 규칙 변경이라며 무효화를 요청했다. 최고선거법원은 선거 결과 무효화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브라질 대선 결선투표에서 사상 초유의 투표 시간 연장 조치가 취해졌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대통령이 승리한 이번 선거에서 투표 마감 시각이 오후 5시에서 7시로 2시간 연장됐다. 이는 브라질이 전자투표를 도입한 이후 처음 있는 일로, 투표 규칙을 선거 진행 중에 변경한 결정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낙선한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은 이 같은 조치가 선거의 공정성을 해쳤다며 선거 무효화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투표 시간 연장의 배경은 대중교통 운행 차질이었다. 룰라 대통령 측은 상파울루와 바이아주 등에서 버스가 제대로 운행되지 않아 시민들이 투표소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고 연방대법원에 호소했다. 브라질 법무부도 상파울루, 리우데자네이루 등 전국 8개 주에서 대중교통에 문제가 있었음을 확인했다. 동시에 보우소나루 의원도 일부 지역의 폭우와 산사태를 이유로 투표 시간 연장을 요청했고, 이것도 받아들여졌다. 특히 남부 지역은 보우소나루 의원의 지지세가 강한 지역으로, 그의 요청도 법원에 의해 인정된 상황이다.
그러나 투표 시간 연장 결정이 내려졌을 때 상당수 투표소는 이미 문을 닫은 후였다. 연방대법원의 크리스티아누 자닌 대법관은 이미 종료된 투표소는 다시 열지 않기로 결정하고, 아직 운영 중인 투표소만 오후 7시까지 개방하도록 했다. 이로 인해 일부 유권자들은 연장 결정에도 불구하고 투표를 하지 못했다. 상파울루의 한 유권자는 버스정류장에서 3시간 이상 기다리다가 차를 얻어타고 오후 6시가 넘어 투표소에 도착했지만 이미 문이 닫혀 있었다고 호소했다. 브라질의 오지 지역, 특히 아마존 지역의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일부 원주민 공동체 유권자들은 투표소까지 최대 895킬로미터 거리를 3~5일 동안 배로 이동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우소나루 의원은 투표 마감 직전에 법원이 투표 시간을 변경한 것을 강력히 비판했다. 그는 선거 규칙을 도중에 바꾼 것이라며 선거 무효화를 요청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보우소나루 의원은 자닌 대법관이 과거 룰라 대통령의 변호인이었던 점을 거론하며 판결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는 2022년 대선에서 룰라 대통령과 경쟁해 근소한 차이로 패했던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이후 그의 아들도 선거 결과 불복 의사를 밝힌 것으로, 브라질 정치의 분열 심화를 보여주는 사례다. 과거 2022년 대선에서도 연방고속도로경찰이 룰라 지지세가 강한 북동부 지역에서 유권자 수송 버스를 집중적으로 검문해 투표 방해 논란이 일었던 역사가 있다.
그러나 브라질 최고선거법원은 이 같은 주장을 일축했다. 최고선거법원은 사법부의 결정으로 인해 달라진 것은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보우소나루 의원도 자신의 지지세가 강한 남부 지역에 대해 투표 시간 연장을 요청해 받아들여졌으며, 두 후보의 최종 표차가 2022년 대선 때보다 2배 이상 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사유들을 바탕으로 선거 결과 무효화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하고 있다. 다만 투표 시간 연장 과정에서 드러난 대중교통 운영 문제와 지역별 접근성 격차는 향후 브라질 선거 제도 개선의 과제로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