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CPTPP 가입 추진…농업 피해 보전에 1조원 기금 조성
이재명 대통령이 CPTPP 가입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농어업 피해 보전을 위해 1조원 규모의 상생협력기금 조성과 공익직불금 확대, 기본소득 시범사업 확대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수출기업으로부터 부담금을 거두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농어민과의 대화' 행사에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농어업 피해 보전을 위한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국가 전체를 위해서는 (CPTPP에) 가입해야 한다"면서도 "농업과 어업, 임업, 축산업이 불의의 피해를 입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전통적으로 통상협정에 반발해온 농어민단체의 우려를 직접 청취하면서 정책 추진의 정당성을 설득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CPTPP는 일본, 캐나다, 호주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12개국이 참여하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으로, 회원국 간 관세 철폐와 무역·투자 장벽 완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CPTPP는 가입 신청을 한다고 해서 바로 승인이 나는 것도 아니다"며 "지금 당장 신청을 시작해도 제 임기 안에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정치적 부담을 인식하면서도 장기적 국가 전략 차원에서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그는 "세계가 무역 자유화를 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보호주의로 이 흐름에서 이탈한다면 통상 무역 국가로서 위상을 유지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결국 장래와 전체를 보고 대국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CPTPP 가입에 따른 농어업 피해를 보전하기 위해 다층적인 지원 방안을 추진 중이다. 우선 농어촌상생협력기금 1조원을 조성하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공익직불금 상향 조정을 통해 농가 소득을 직접 지원할 계획이다. 공익직불금은 환경보전과 식품 안전 등 공익을 창출한 농업인에게 정부가 지급하는 보조금으로, 이를 확대함으로써 농가의 기본 소득을 보장하려는 취지다. 또한 정부는 올해 인구감소지역 17개 군을 대상으로 매월 15만원 상당의 지역사랑상품권을 지급하는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있으며, 이러한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주목할 점은 CPTPP 가입으로 이익을 얻은 수출기업들로부터 부담금을 거두는 방안이 거론됐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CPTPP 가입 시 수출 부담금을 해야 하지 않나 하는 게 제 생각"이라며 "누군가의 희생에 기반해 혜택을 보면 최소한 부담은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실무적 협의를 한 것은 아니지만 이를 거부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게 상식"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무역협정으로 인한 이익과 손실을 사회 전체에서 공정하게 분담하자는 원칙을 반영한 것으로, 실제 도입 시 기업 부담금 비율과 사용처를 둘러싼 논의가 예상된다. 다만 무역 이익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이중 과세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도 지적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농지 전수조사에 대한 우려도 직접 해명했다. 농어민들이 강력하게 반발해온 농지 전수조사와 관련해 "농사를 짓겠다고 구입한 농지에서 제대로 농사를 짓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라고 설명함으로써 정책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CPTPP 가입 추진은 국내 농어업에 상당한 충격을 줄 수 있는 정책인 만큼, 정부의 이러한 다각적 지원책이 실제로 피해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보전할 수 있을지가 향후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앞으로 농어민단체와의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지원 규모와 방식을 확정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