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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거래대금 6개월간 60% 급락…투자심리 위축의 악순환

코스피 거래대금이 6월 50조원대에서 10월 20조원대로 급락했다. 고점 매수 투자자의 자금이 묶이고 AI 투자 경계감이 확산하면서 수급이 경색되고 있다. 빅테크 실적과 연준 회견 등 주요 이벤트가 시장 심리 회복의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코스피 거래대금 6개월간 60% 급락…투자심리 위축의 악순환
AI를 활용해 생성된 이미지입니다

국내 증시의 거래 활기가 급속도로 식고 있다. 한국거래소 데이터에 따르면 10월 26일 코스피 시장의 일일 거래대금은 12조108억원으로 연중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6월 월평균 50조원대에서 불과 4개월 만에 약 60% 이상 급락한 수치다. 거래량도 1억9046만주를 기록해 올해 처음으로 2억주 아래로 내려앉았다. 이러한 거래 침체는 단순한 계절적 변동이 아니라 국내 증시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내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거래대금 급감의 핵심 원인은 고점 매수 투자자들의 자금이 주가 급락으로 인해 시장에서 완전히 묶여 있다는 점이다. 지난 6월 한 달간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투자자는 42조원을 순매수했으며, 당시 코스피는 7400선에서 9100선 사이를 오르내렸다. 그러나 이후 시장이 급락하면서 이들 자금이 손실을 감수하지 못한 채 시장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상반기 거래를 주도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주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입었고, 이를 팔거나 새로 사지 못한 채 관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전형적인 수급 경색 현상으로,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 시장 진입을 꺼리면서 거래량 자체가 줄어드는 악순환을 초래하고 있다.

인공지능 투자에 대한 경계감 확산도 거래 위축을 심화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10월 들어 네오클라우드 기업인 코어위브의 재정건전성 우려가 불거졌고, 메타의 3분기 실적에서 잉여현금흐름이 적자로 전환되면서 대규모 AI 설비투자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 이는 상반기 국내 증시의 주요 상승 동력이었던 AI 투자 열풍이 식고 있음을 의미한다. 투자자들은 AI 투자의 수익성이 과연 실현될 수 있을지, 빅테크 기업들의 막대한 투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해 재검토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심리 변화는 AI 관련주뿐 아니라 전반적인 증시 거래 의욕 자체를 꺾고 있는 상황이다.

월별 거래대금 추이를 살펴보면 시장 위축의 심각성이 더욱 명확해진다. 6월 50조3471억원에서 시작한 월평균 거래대금은 7월 36조8754억원, 8월 25조8460억원, 9월 21조3606억원으로 매달 하락했으며, 10월 1일부터 26일까지의 누적 거래대금은 20조800억원에 불과하다. 특히 7월의 급락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 규제 시행과 맞물려 있다. 초단기 매매 거래를 증폭시켰던 레버리지 ETF의 규제로 기술적 거래량이 감소한 것이다. 이후 거래대금은 회복되지 않고 계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3분기 일평균 주식결제대금도 약 8조8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2.4% 감소했으며, 지난해 3분기부터 이어온 상승 흐름이 완전히 멈춘 상태다.

증권가에서는 거래대금의 회복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통해 AI 투자의 지속 가능성을 재확인해야 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결과도 주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동전쟁 장기화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으로 고물가, 고금리 우려가 계속되면서 투자자들의 심리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80.83포인트 하락한 5469.47에 마감했으며, 5500선 전후에서의 등락이 계속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현재의 거래 침체는 투자자들의 신뢰 회복과 시장의 방향성 재정립이 선행되어야만 해소될 수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