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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TPP 가입 '피할 수 없는 선택'…정부, 농어민 피해 보전에 집중

이재명 대통령은 CPTPP 가입이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면서도 임기 내 타결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농어민 피해 보전을 위해 농어촌상생협력기금 1조원 조성과 공익직불금 상향, 농지은행 예산 확대 등 다층적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농어민과의 대화에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동반자협정(CPTPP) 가입 문제에 대해 "답답하겠지만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며 "국가 전체를 위해서는 안할 수 없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이는 농업·어업 종사자 100여 명이 참석한 간담회에서 나온 발언으로, CPTPP 가입 추진이 불가피하다는 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농어민들의 우려를 인정하는 신중한 태도를 드러냈다. 대통령은 "우리가 반도체만으로 살 수도 없지만, 농업만으로도 살 수 없다"며 경제 다각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대통령은 현실적인 일정 관리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제 임기 안에 (가입 승인이) 최종 타결이 안될 가능성이 훨씬 많다"며 "지금 당장 신청을 시작해도 제 임기 안에는 거의 안된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많은 분이 걱정하는 CPTPP 가입 문제에 대해 연내에 가입 신청을 하지 않고, 여러분과 충분히 소통해서 방향을 정하도록 지시해뒀다"고 전했다. 이는 농어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면서도 가입 추진의 필요성을 병행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CPTPP는 일본, 캐나다, 호주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12개국이 참여하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으로, 회원국 간 관세 철폐와 무역·투자 장벽 완화를 목표로 한다. 가입 절차는 상당히 복잡하고 장시간이 소요된다. 회원국 전체의 합의가 필요하며, 가입신청국은 위원회뿐만 아니라 개별 회원국들과 양자 협의를 병행해야 한다. 가장 최근 가입국인 영국의 경우 신청부터 정식 가입까지 3년 10개월이 걸렸다. 이는 정부가 충분한 협의 기간을 거쳐 농어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정부는 CPTPP 가입으로 인한 농어민 피해를 보전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먼저 농어촌상생협력기금 1조원 조성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과거 한·중 FTA 비준 당시 2015년부터 10년간 1조원 조성을 목표로 추진했지만, 올해 7월 기준 누적 조성액은 3255억원으로 목표액의 32.5%에 그친 점은 과제로 지적된다. 이 대통령은 공익직불금 상향도 농가 소득보전 대책으로 언급했다. 공익직불금은 환경 보전, 식품 안전 등 공익을 창출한 농업인에게 정부가 지급하는 보조금이다. 또한 농어촌 기본소득을 통한 소득 보전 방안도 거론됐다. 정부는 올해 인구감소지역 17개 군을 대상으로 매월 15만원 상당의 지역사랑상품권을 지급하는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한편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농지은행 예산 확대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공공임대용 농지매입 예산은 1조6000억원, 고령농업인 등을 위한 농지매입 예산은 953억원이지만, 내년에는 공공임대용 농지매입 예산을 2조6000억원으로 확대 편성할 계획이다. 이는 고령 농업인의 은퇴를 지원하고 농지 유동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대통령은 또한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농협법 개정안에 대해 "조합장은 조합원이 뽑고, 감사위원회를 통해 투명하게 관리하는 것이 좋다"며 추진 의사를 재차 밝혔다. 농협중앙회장 직선제와 외부 감사기구 설치를 담은 이 개정안은 정부의 1차 농협개혁안으로 마련된 입법안이지만, 현재 야당과 농협중앙회의 반대로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