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조희대 탄핵론 진화…국정조사 추진으로 여론전 전환
더불어민주당이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국정조사 추진을 공식화했다. 오 시장 무죄 판결 이후 탄핵론이 고조되는 당내 강경파 불만을 수용하면서도 정치적 부담을 줄이려는 전략으로, 국정조사를 통해 여론전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 요구 압력 속에서 국정조사 추진을 공식화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항소심 무죄 판결 이후 당내 강경파를 중심으로 대법원장 탄핵론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당 지도부는 직접적인 탄핵 추진보다는 조 대법원장의 부적절한 처신을 국민에게 알리는 여론전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이는 당내 강경 의원들의 불만을 수용하면서도 정치적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전략으로 평가되고 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지난 24일 당 지도부의 입장을 정식으로 밝혔다. 그는 오 시장 항소심 판결 이후 당내에서 조 대법원장 탄핵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국정조사를 포함해 원래 생각한 대로 차근차근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기존의 모호한 입장에서 한 걸음 나아가 국정조사 추진을 공식화한 것으로, 당 지도부가 구체적인 액션을 취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신호다. 신현영 대변인도 기자회견을 통해 "무리하게 탄핵을 추진하는 것보다는 국민들이 조 대법원장의 부적절함을 명확히 인식하고 성과를 내는 방식이 합리적"이라며 "국감 이후 국정조사 타임라인을 어떻게 진행할지는 원내와 상의하며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강경파의 불만은 최근 사법부의 판결 흐름에서 비롯됐다. 당 강경파는 오 시장 항소심 무죄 판결을 '사법부의 반격'으로 규정하며 조 대법원장 탄핵 요구 수위를 높여왔다. 김용민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당은 분노의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정작 개혁에는 소극적"이라며 "이러니 법원이 주권자도 국회도 무서워하지 않고 법 위에 군림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탈북 어민 북송 사건으로 기소된 문재인 정부 인사들의 항소심 유죄 판결과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항소심 감형 판결 등 최근 여당에 우호적이지 않은 사법부 판결이 연이으면서 당내에서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져 있었다.
당 지도부가 국정조사 카드를 꺼낸 것은 당내 탄핵 여론과 현실적 제약 사이에서 찾은 절충안으로 분석된다. 대법원장 탄핵은 인용 가능성이 낮은 만큼 정치적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반면 국정조사는 재적의원 4분의 1 이상의 요구로 시작할 수 있어 여당 단독으로도 특위 구성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한 친이재명계 초선 의원은 "(국정조사는) 대표 선택지가 그만큼 크지 않다는 방증"이라며 "탄핵으로 가기 전 조 대법원장의 부적절함을 알리는 측면에서는 나쁘지 않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이는 국정조사가 탄핵의 전 단계로 기능하면서 당의 강경 기조를 유지하되 정치적 위험을 줄이는 전략이라는 해석을 뒷받침한다.
다만 당내에서는 이 같은 접근 방식에 대한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국정조사 신중론자들은 연말까지 국정조사를 마무리한다 해도 조 대법원장 임기 만료인 내년 6월까지 상당한 시일이 남아 있어 탄핵론이 완전히 잠잠해질지 불확실하다고 지적한다. 또한 당내 중진 의원은 "탄핵을 할 수는 없는데 탄핵하라는 요구는 커지니 국정조사라는 제3의 길을 찾은 것"이라며 "차라리 강성 지지층에 휘둘리지 않고 '정도의 길'을 가겠다고 보여주는 것이 나은데, 지도부가 비겁한 결정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결국 민주당 지도부는 강경파의 불만을 달래면서도 정치적 정당성을 유지해야 하는 어려운 줄타기 상황에 놓여 있으며, 향후 국정조사 추진 과정에서 당내 갈등을 어떻게 관리할지가 주요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